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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C 동영상 하면 역시 스토리텔링이죠"

박성우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1.06.04 09:45:11     

'세계人제주' 국제자유도시 UCC공모전 수상자 뒷얘기
"제 연기실력 어때요?"..."자장면 배달부 같다구요?"

"UCC 동영상의 생명력은 이야기 구성을 펼쳐나가는 스토리텔링과 시대정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공모전에서는 초등학생에서 부터 일반부까지, 도민의 시각에서 국제자유도시를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공유했다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인터넷신문 헤드라인제주와 제주테크노파크(원장 한영섭)가 3일 오후 2시 제주벤처마루 10층 세미나실에서 개최한 '세계人제주' 국제자유도시 UCC공모전의 수상작 발표회 및 시상식.

각자의 개성을 뽐낸 30편의 작품들이 열띤 경쟁을 벌였고, 11개의 작품이 당선되는 영예를 안았다.

특히 올해 공모전에는 초등학생팀의 참여와 다문화가정 이민자가 만든 작품이 눈길을 끌었다. 공모전의 주제에 걸맞게 국제자유도시의 현실을 이야기하고, 미래를 제시하는데 있어 다양한 도민의 시각이 제시되면서 의미를 더했다.

   
세계人제주 국제자유도시 UCC공모전 시상식이 3일 오후 2시 제주벤처마루 10층 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헤드라인제주>
# "평화가 무엇인가...구체적인 그림이 잡히더라고요"

대상 수상작인 <5월18일 제주>는 평화의 섬을 지향하는 국제자유도시 제주가 갖고있는 아픔인 4.3을 광주 5.18과 비교하며 '평화'의 의미를 되새긴 작품이다.

5월 18일 문득 떠오른 생각. '모두가 외치는 평화란 무엇일까?'

답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미 예상은 했지만 '평화'라는 단어는 파고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막연하기 그지없었다.

특히 4.3의 상처가 깊게 패인 제주에서 평화의 의미는 남 다를 수 밖에 없었지만 명쾌한 답을 내리기는 힘들었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카메라는 제작자의 이야기가 아닌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이들, 거리를 지나다 마주친 이들, 식사를 하다가 우연히 만난 이들 모두가 그 주인공이었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워하던 이들도 '평화'에 대한 저마다의 생각을 털어놓는다.

철학적이거나 무거운 이야기만 오갔던 것은 아니다. 개중에는 '평화의 섬 제주'가 이미지마케팅인 것 같다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내 생각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 누군가의 주장이 아니라 모두의 주장이라는 것에서 '평화'라는 난제에 대한 작은 힌트를 얻을 수 있게됐다.

   
'5월 18일 제주' 작품으로 대상을 수상한 김근우씨. <헤드라인제주>
<5월18일 제주> 작품은 그렇게 탄생했다. 여러 대상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각 사람이 생각하는 '평화'를 폭 넓게 담아냈고, 그들의 생각을 함축시킨 메시지를 전달했다.

4.3 당시 할아버지를 잃었다는 제작자 김근우 씨. "광주에서 민주화항쟁이 일어났던 5월 18일이 됐는데 왜 제주에서는 4.3에 대해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궁금했어요."

김씨는 무작정 카메라를 둘러메고 제주평화공원을 찾았다. 모두가 말하는 '평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서였다.

"미리 생각은 했지만 평화라는 것이 어렵잖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을 일단은 들어보기로 했죠.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를요."

그렇게 한명 한명의 생각을 모으기 시작했다. 카메라에 대한 공포(?)탓에 쉽게 인터뷰에 응해주지 않는 이들에게는 카메라가 없이 가볍게 이야기를 나눴다.

"막연하게만 생각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구체적인 그림이 잡히더라고요." 그는 자신의 작품은 인터뷰에서 들은 내용을 알기 쉽게 풀어쓰기만 한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햇살이 따사롭게 비추는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얻어걸린 답변이기는 한데 그게 정답 아닐까요?"

# "카메라 박스 때문에 자장면 배달부로 오해 샀다니까요?"

"다들 자연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쉽게 가지는 못하잖아요. 그래서 도심지 가까이에 있는 사라봉을 소개해주고 싶었어요."

은상을 수상한 제주대학교 교육방송국 김연선, 임형규 씨의 작품 <도시의 친구, 사라봉의 매력을 찾아서>는 도심지에 위치한 사라봉의 경관을 비치며 아름다운 명소가 멀리 있는게 아니라 우리 가까이에 있다는 내용을 담고있다.

   
'도시의 친구, 사라봉의 매력을 찾아서' 작품으로 은상을 수상한 임형규, 김연선 학생. <헤드라인제주>
특히 사라봉을 의인화해 자신을 소개하는 것처럼 표현한 나레이션 기법이 돋보였다는 평을 얻었다.

"처음에는 한라산으로 할까 생각도 했었는데, 그러기에는 너무 멀어서 힘들겠더라고요." 두 학생은 마주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좋은 영상을 얻기위해 서너번씩 사라봉을 올랐다는 두 학생. 무거운 카메라를 든채 버스를 타고 학교와 사라봉을 오가는 고생을 마다치 않았다고 한다.

임형규씨는 다소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있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카메라 박스가 얼핏 보면 중국집 배달부가 들고 다니는 철가방 같이 생겼거든요. 카메라를 들고 사라봉을 오르는데 여고생들이 '여기에 자장면도 배달 오냐'면서 소근거리더라고요."

옆에서 듣고있던 김연선씨도 크게 웃으며 거들었다. "그때부터는 얘가 트라이포트(삼각대)를 손에서 절대 안 놓더라고요. 그래야 카메라맨 같다면서요."

# "똑같은 장면 3~4번씩 반복해서 찍었어요"

또 다른 은상 수상작인 광양초등학교 재능UCC부의 <긍정의 힘>은 광양초 어린이들이 직접 출연해 엮은 작품으로, 긍정적인 사고가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진다는 메시지를 담고있다. 국제자유도시 시민의식 개선에 있어 어린이들이 깜찍한 제언을 하고 나선 것이다.

"영상미디어센터 선생님들과 스토리를 만들고 촬영을 하면서 만들었어요. 6명정도 같이 만들었는데 힘들었지만 너무 재미있었어요."

   
'긍정의 힘' 작품으로 은상을 수상한 광양초등학교 재능UCC부. 시상식에는 장정훈 지도교사와 김혜원 어린이가 참석했다. <헤드라인제주>
동아리를 대표해 시상식에 참여한 김혜원 어린이. 작품의 주연을 맡아 빼어난 연기로, 영상이 상영되는 내내 참가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학교의 '재능' 수업시간을 통해 만들었다는 <긍정의 힘>은 어린이들의 능청스러운 연기도 뛰어났지만, 영상 표현기법에서도 수준급의 작품이었다.

"여러 각도의 화면을 보여주기 위해서 똑같은 장면을 3~4번씩 여러번 반복해서 찍었어요. 특히 축구공을 차려다가 신발을 날리는 장면은 10번도 넘게 찍은 것 같아요."

김혜원 어린이는 함께 작품을 만든 언니.오빠들과 함께 오지 못해서 아쉽다고 전했다.

# "작품 만들다보니 생각이 바뀌더라고요"

삼성초등학교 방송반 어린이들은 <마음속 변화, 세계속 제주>라는 작품으로 동상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제주가 국제자유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작은 것에서부터 변화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호소하고 있다.

컷 사진과 절묘한 배경음악이 어우러진 작품은 '삽입된 자막 등의 메시지가 사진과 잘 어우러지고, 음향과 뛰어난 편집력이 더해지면서 영상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을 얻었다.

이날 시상식에는 강충헌, 김혜성, 송태혁, 이은설, 박경혜 어린이까지 5명의 학생들이 참석해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어린이들은 "표정연기를 하는 것이 특히 어려웠다"면서 촬영과정을 떠올렸다. 김여진 교사도 함께 참석해 어린이들을 격려했다.

최근 방송반 친구들끼리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어린이들은 앞으로도 동영상 만드는 방법을 열심히 배워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음속 변화, 세계속 제주' 작품으로 동상을 수상한 삼성초등학교 방송반 이은설, 박경혜, 강충헌, 김혜성, 송태혁 어린이. 사진 오른쪽은 김여진 지도교사. <헤드라인제주>
   
'함께해서 행복해요' 작품으로 동상을 수상한 김해인, 이종엽, 송경주 학생. <헤드라인제주>
   
'신 개미와 베짱이'로 동상을 수상한 사.조.방팀. <헤드라인제주>
제주대학교 송경주, 원지환, 김해인, 이종엽, 양서연 씨는 <함께해서 행복해요>라는 작품을 통해 다문화가정이 사회의 주요 구성원으로 함께 나갈 동반자라는 점을 표현해 동상을 수상했다.

한 학기동안 한 작품을 만들어 보기 위해 조원들과 상의한 후 무작정 다문화가정센터 행사를 찾아갔다는 학생들.

송경주씨는 "당초 인터뷰 대상자들이 쌀쌀맞게 굴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막상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호의적이고 긍정적이어서 놀랐다"고 말했다.

작품을 만들기 전까지는 다문화가정 이민자들이 불쌍하다는 인식을 했었는데, 작품을 끝마칠때 즈음해서는 오히려 생각이 정반대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동상 수상작 제주대학교 사.조.방팀의 <신(新) 개미와 베짱이>는 동화 '개미와 베짱이'를 현대판으로 재해석한 익살스런 작품이다.

대학생으로서의 하루를 개미와 베짱이로 비교해 보여주면서 국제자유도시 제주에서의 대학생활을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지 다시금 일깨워주는 작품으로 좋은 심사평가를 받았다.

   
'들어 Dream, 이뤄 Dream'으로 입선한 고소미 학생. <헤드라인제주>
   
'Love having you here'로 입선한 영주고등학교 박예슬비 학생이 선생님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아름다운 오라올레'로 입선한 김형준씨. <헤드라인제주>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을 영상화하면서 세계7대자연경관 투표를 독려하는 작품인 로 입선한 영주고등학교 박예슬비 학생은 "혼자 영상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작품을 보니 뿌듯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소에는 제주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는데 작품을 만들다보니 많은 생각을 하게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들어 Dream, 이뤄 Dream>으로 입선한 고소미씨는 "꿈이 연령대별로 바뀐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그려보고 싶었다"고 작품배경을 설명했다.

'꿈'을 주제로 한 인터뷰 형식의 입선작은 초등학생부터 연령대별로 다양한 꿈을 들어보면서 그들의 꿈이 실편되고 행복한 제주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고씨는 "영상에도 나와있지만 한 어린이에게 무엇이 되고 싶냐고 물으니 '개구리가 되고싶다'고 답하더라"며 "어린 아이니까 꿀 수 있는 꿈을 보니 꿈이라는 것은 살아가는 과정에서 깎이고 다듬어진다는 의미를 새롭게 깨달았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시상식을 마친 이후에도 서로간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나누며 내년 공모전을 기약했다. <헤드라인제주>

# 다음은 입상작 현황. (작품명을 클릭하시면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시상내역 작품명 수상자
대상 5.18 제주 김근우 
은상 도시의 친구, 사라봉의 매력을 찾아서 김연선, 임형규
  긍정의 힘 광양초등학교 재능UCC부
동상 함께해서 행복해요 송경주, 원지환, 김해인, 이종엽, 양서연
  신 개미와 베짱이 사.조.방
  마음속 변화, 세계속 제주 삼성초등학교 방송반
입선 행복한 다문화가정 남편들 김정림
  아름다운 오라올레 김형준
  들어 Dream, 이뤄 Dream 고소미
  동행 박해나
  Love having you here 박예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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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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