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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막힌 장애인의 정치참여...언제면 가능할까

김태우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4.05.19 16:57:23     

[장애인 인권이야기]<45> 김태우 / 장애인인권 활동가

   
김태우 / 장애인인권 활동가 <헤드라인제주>

6.4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다. 또한 후보자 등록이 마감되면서 선거를 위한 마지막 레이스가 시작되었다.

이번 제주지역 선거판의 특징은 어느 때보다 여성 후보자들의 정치 진출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이다. 정당 지지율로 선출되는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 후보로 최초의 여성 도의원이 탄생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 후보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가 없다. 장애인이 지역구 후보로 입후보하여 정치진출을 이루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 하여 장애인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계층을 대변하거나 전문성 있는 자를 배려하는 정책수립을 위한 정치진출의 방안이 비례대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이러한 비례대표의 의미가 완전히 퇴색되었다. 얼마 전, 비례대표 경선을 마친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지역구 현역 의원이 비례대표 선출되는 황당한 결과가 나왔다. 더구나 사회복지 현장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장애인당사자 후보자를 누르고 당선권인 2번에 그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그 경선 과정에서의 방식 또한 논란이 되고 있다. 최초 ‘컷오프’에서 장애인당사자가 2명이 포함된 7명의 비례대표 후보자가 결정이 되었지만 결국 번복되었고, 100명의 국민선거인단의 투표로 경선이 진행되었다. 하지만 지명도가 높은 현역의원이라는 프리미엄을 가지고 있는 후보가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 방식은 얼토당토않은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창당선언문에서는 다양한 세력의 참여가 보장되는 정치와 사회적 약자의 정치적 진출을 보장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비례대표 선출은 지역구 출신의 현역 도의원이라는 기득권자가 선출되는 어처구니없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사회적약자와 전문성이 배려되어야 하는 비례대표의 장에 현역의원이라는 강자가 개입하여 강탈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비례대표가 갖는 상징성과 그 의미를 크게 훼손시켰다고 할 수 있다.

아직 제주지방의회에는 장애인 의원이 선출된 적이 없다. 그래서 이번 새정치민주연합의 새로운 바람에 거는 장애인의 정치진출이라는 염원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렬했고, 이루어지리라 믿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참담했다. 장애인은 다시 한 번 좌절을 맛보고 있다.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장애인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들이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자리를 강자가 강탈을 하고 약자는 또다시 약자로서 살아 갈 수밖에 없는 악순환의 고리가 연결되는 것이다.

이러한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 비례대표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선출되어야 하며, 그 당사자가 최우선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들의 욕구가 무엇이고, 문제점이 무엇인가는 그 당사자보다 더 잘 알 수는 없다.

이러한 현실적인 욕구파악이야말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 양산의 밑거름이 될 것이고, 이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적 소외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 선거는 끝나지 않았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비례대표마저 강자가 개입하여 강탈하는 횡포는 이제 더 이상 앉아서 볼 수만은 없다. 힘의 정치, 기득권 행사를 위한 정치는 결국 유권자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유권자의 입장에서 강력히 요구한다. 현역의원은 비례대표 후보직을 사퇴하여 사회적 약자에게 돌려주어야 할 것이다.<김태우 / 장애인인권 활동가>

장애인인권이야기는...

   
 
우리 사회는 장애인을 단순한 보호 대상으로만 바라보며 장애인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은 치료받아야 할 환자도, 보호받아야 할 어린이도, 그렇다고 우대받아야할 벼슬도 아니다.
장애인은 장애 그 자체보다도 사회적 편견의 희생자이며, 따라서 장애의 문제는 사회적 환경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의 <장애인인권 이야기>에서는 앞으로 장애인당사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새로운 시선으로 다양하게 풀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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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headlinejeju@headlineje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