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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둥둥' 리듬에 온몸이 들썩! 환상호흡 난타팀, 이들은?

오미란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6.07.03 15:20:00     

제주글로벌센터 난타봉사회, 외국인 페스티벌서 대활약
'북'으로 피부색.언어벽 허문 이들..."봉사하며 지내고파"

'둥둥둥 둥둥둥 두둥 두둥 허이! 허이!'

심장을 깨우는 강렬한 북소리가 울려퍼지자 공연장은 순간 열광에 빠져들었다. 신명나는 리듬과 장단, 기합소리에 전통 춤까지, 무대를 꽉 채운 난타 퍼포먼스에 관객들은 온몸을 들썩였다.

5일 오후 6시 제주시 탑동 해변공연장에서는 <헤드라인제주>가 주최한 '2016 제4회 세계인人제주 외국인 커뮤니티 한마당 제전(The 2016 Jeju Expats Festival)'이 펼쳐졌다.

이날 페스티벌에서는 팝, 컨트리, 재즈 등 다채로운 장르의 공연이 이어진 가운데 음악 없이 북 하나만으로 관객들을 '심쿵'하게 만든 무대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바로 다문화가정 이주여성으로 구성된 '제주글로벌센터 난타봉사회'의 축하공연이다.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무대에 오른 난타봉사회팀은 화려한 난타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뜨거운 열기 속 페스티벌의 첫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한 때는 서로 눈을 맞추며 여린 북소리를 내는가 하면, 한 때는 다함께 기합소리를 내며 관객석의 신명을 돋구는 등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매너로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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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오후 6시 제주시 탑동 해변공연장에서 열린 '2016 제4회 세계인人제주 외국인 커뮤니티 한마당 제전(The 2016 Jeju Expats Festival)'에서 축하공연을 펼치고 있는 제주글로벌센터 난타봉사회.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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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오후 6시 제주시 탑동 해변공연장에서 열린 '2016 제4회 세계인人제주 외국인 커뮤니티 한마당 제전(The 2016 Jeju Expats Festival)'에서 축하공연을 펼치고 있는 제주글로벌센터 난타봉사회. ⓒ헤드라인제주
지난 2008년 10월 결성된 제주글로벌센터 난타봉사회는 당초 다문화가정 문화예술교육 아카데미에서 출발했다.

원활한 의사소통이 어려운 다문화가정의 남모를 어려움을 돕기 위한 취지였다. 초반 주말반만 운영됐을 때는 이주여성 뿐만 아니라 남편들의 참여율도 상당히 높았을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교육과정 중 가장 인기가 있었던 것은 역시 '난타'였다. 나이도, 국적도, 언어도 모두 다른 회원들에게 북 하나로 뭉칠 수 있는 '난타'는 안성맞춤형 소통법이었다.

한바탕 북을 두드리며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고, 다함께 장단을 맞추며 우정을 쌓기도 하고, 이젠 실력을 쌓아 지역사회에서 공연까지 펼치니 더할 나위 없이 좋다던 이들이었다.

난타를 배우기 시작한 후 1년쯤 지났을까. 이들은 제주 곳곳에서 난타 무료공연을 갖기 시작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봉사의 참된 기쁨을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어서였다.

단장인 김자넷 씨(27.제주시 용담1동)는 "고향 필리핀에서는 봉사에 대한 개념이 생소한 편인데, 제주에 오고 나서 봉사의 기쁨을 알게 됐어요. 안 해 본 사람은 모르죠(웃음). 땀 뻘뻘 흘리며 연습한 후에 멋지게 공연을 하고, 관객들이 행복해 할 때면 정말 보람을 느껴요"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어르신들께 공연을 선보일 때가 진짜 기뻐요. 마치 필리핀에 있는 부모님께 공연을 보여주는 기분이 들어서... 어르신들께 갈 땐 어깨도 많이 주물러 드리고 와요"라고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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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오후 6시 제주시 탑동 해변공연장에서 열린 '2016 제4회 세계인人제주 외국인 커뮤니티 한마당 제전(The 2016 Jeju Expats Festival)'에서 축하공연을 갖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제주글로벌센터 난타봉사회. ⓒ헤드라인제주
그렇게 8년이 흘렀다.

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20대 초중반인 이주여성들의 임신과 출산으로 회원들이 교체되는 경우가 잦았고, 별도의 행정지원 없이 자부담으로 운영되는 센터 사정상 경제적인 어려움도 컸다.

그러나 제주글로벌센터 난타봉사회는 이에 굴하지 않고 연습과 봉사에 매진해 왔다.

열심히 해온 데 대한 보상인지 숱한 수상실적도 쌓여갔다. 2010년 경기도에서 열린 '전국 다문화인 끼 경연대회'에서는 우수상, 2013년 제주에서 열린 '사회복지인 한마음축제 경연대회'에서는 최우수상 등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오랜 시간,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좋은 성과와 활동이 지속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김정림 제주글로벌센터 사무처장(44)은 "기다려 주고, 관심가져 주고, 이끌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렇게 하다 보니 이주여성들이 스스로 동기부여가 된 것 같아요. 이젠 제가 없어도 오늘처럼 자기네끼리 공연도 하고 그래요(웃음). 참 뿌듯한 일이죠"라고 말했다.

김 사무처장은 "이주여성들이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재능기부를 통해 봉사에 나설 수 있는 흐름을 만들려고 노력해 왔어요. 또 그것이 현실이 됐고요. 다문화가정 이주여성들은 수혜 대상이 아닌 우리네와 같은 사회구성원이잖아요"라고 전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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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란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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