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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요일제' 성과 눈에 띈다?..."누가 그러든?"

박성우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1.03.24 10:26:03     

[현장] 제주시청사 인근 이면도로 공무원 주차차량 '여전'
원시적인 단속방법에 '탈부착' 스티커까지...기현상 속출

23일 제주시는 에너지 절약의 일환으로 실시하고 있는 직원차량 선택요일제를 운영하면서 시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요일제를 운영하면서부터 소속 공무원들의 참여로 시청 인근의 주차난이 눈에 띄게 줄었고, 주차 여유공간이 발생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제주시의 기대와는 달리 이날 일부 골목길에는 여전히 공무원들의 차량이 자리잡고 있었고, 주차난도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특히 정확한 지침없이 운영되는 '선택요일제'는 여러 허점을 드러내고 있었다.

   
제주시청 인근 골목길에서 발견된 스티커가 부착된 차량. <헤드라인제주>
   
수요일인 23일. 차량 운행이 금지된 차량번호 끝자리가 3이나 8인 차량들이 유독 많았다. <헤드라인제주>
# 차량 '선택요일제'란?

차량 선택요일제란 제주시 소속 직원들이 운행하는 차량에 대해 앞면 유리창에 '요일제 스티커'를 부착, 해당 요일에는 차량 운행을 금하는 제도다.

월,화,수,목,금요일 중 본인이 쉬고싶은 요일을 선택하면 해당 요일의 스티커를 부착하는 것이다. 스티커가 부착되지 않은 공무원차량에는 차량번호의 끝자리로 쉬는날을 정하는 '차량5부제'가 적용된다.

차량5부제는 차량번호의 끝자리가 1이나 6으로 끝나면 월요일, 2나 7로 끝나면 화요일, 3이나 8로 끝나면 수요일에 쉬도록 하는 제도다.

제주특별자치도 소속 공무원들의 경우 일괄적으로 요일제 스티커를 배부하고 강제로 부착하도록 지시한 반면 제주시의 경우 원하는 직원에 한해 스티커를 부착하게끔 돼있다.

하지만, 이 지침이 내려짐으로써 기준도 애매할뿐더러 단속을 하는데도 훨씬 많은 인력과 시간을 소요한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 운행금지 차량 유난히 많아...공무원 차량도 '여전'

23일 제주시청 인근 골목길에는 '수'라는 스티커가 부착된 차량이 일부 발견됐다. 수요일인 이날 운행해서는 안되는 차량이지만 골목길에 버젓이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

제주시청사 바로 인근에 세워지지는 않았지만, 조금 거리를 둔 골목길에서 찾아보면 금세 발견할 수 있었다.

   
제주시청 인근 골목길에서 발견된 스티커가 부착된 차량. <헤드라인제주>
   
수요일인 23일. 차량 운행이 금지된 차량번호 끝자리가 3이나 8인 차량들이 유독 많았다. <헤드라인제주>
또 골목길과 이면도로에는 3이나 8로 끝나는 번호판을 달고있는 차량도 유난스레 많았다. 시청사에서 동부경찰서로 빠지는 골목길에 주차된 차량 74여대중 약 31대가 3이나 8로 끝나는 번호판을 달고 있었다.

시청사와 한참 떨어진 제광교회 옆 주차장에도 60대의 차량중 24대가 3이나 8로 끝나는 차량이었다.

선택요일제나 차량5부제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다면 적어야 할 차량들이 오히려 눈에 더 많이 띄는 기현상을 보인 것이다.

물론, 이 차량들이 공무원의 차량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으나 미심쩍은 부분이 남아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어설픈 단속'은 제대로 차량5부제조차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것인지 의구심을 가중시킨다.

# "모조리 다 기록한다" 원시적인 단속

현재 제주시 직원들은 제광교회, 동부경찰서, 자치경찰대까지 구간을 나누고 주차된 차량을 조사하고 있다. 그런데 이 방법이 다소 원시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단속직원들은 시청 인근 이면도로에 세워진 모든 주차 차량의 번호를 기록하는 방식으로 단속하고 있다. 가령 이날 끝자리가 3이나 8인 번호판을 달고있는 모든 차량의 번호판을 적고 사진을 찍어둔다.

   
제주시청 주차장 앞에서 차량5부제를 차량을 가로막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스티커를 탈부착 할 수 있게끔 만들어 놓은 차량. <헤드라인제주>
그리고 청사로 돌아가 공무원 차량으로 등록된 명단과 대조해 적발차량이 있는지를 하나하나 조사한다. 시간적으로나 인력적으로나 상당히 비효율적인 방법이다.

또 제주시는 자료를 통해 14일부터 단속을 시행하면서 9대의 차량을 적발, 각각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골목길에 자리하고 있던 공무원 차량들은 발견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취재중 '수'라는 스티커를 부착한 차량들이 발견됐음에도 불구하고 적발차량은 0건이었다. 우연히 빗겨갔던 것일까.

# 탈부착 가능한 '요일제 스티커' 유독 많은 이유는?

이상한 현상은 또 있다. 스티커를 배부받은 차량들이 유리판에 스티커를 바로 붙이는 것이 아니라 탈부착이 가능하게끔 조치해 놓은 차량들이 눈에 띈 것이다.

이는 선택요일제와 차량5부제가 동시에 시행되는 와중에 교묘하게 악용할 수 있는 우려를 남긴다.

예를들어 차량번호가 1로 끝나는 차량의 경우, 월요일은 운행할 수 없으니 '화'라는 스티커를 배부받고 살짝 유리창에 붙여놓는다. 그리고 화요일이 되면 스티커를 떼어놓고 1로 끝나는 차량5부제의 적용을 받는다.

   
스티커를 탈부착 할 수 있도록 조치한 차량. <헤드라인제주>
   
스티커를 탈부착 할 수 있도록 조치한 차량. <헤드라인제주>
이렇게 된다면 단속 대상에 전혀 포함되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인다.

기우일까. 이날 제주시청 골목길에서 발견된 스티커가 부착된 차량중 30% 이상의 차량이 스티커를 탈부착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제주시의 무딘 지침이 기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제주도청이 해당 직원들에게 일괄적으로 같은 지침을 적용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아름다운 동행, 차들이 사라졌어요'라는 제목으로 자랑스럽게 내민 제주시의 보도자료는 다소 무색한 형국이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박성우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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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의견이 있습니다.
profile photo
헐일도어심도 2011-03-25 10:49:15    
이제는 기자들이 요일제 준수 지원단으로 나삼구나?
211.***.***.28
profile photo
박덕배 어린이 2011-03-25 22:51:41    
위에 님은 기자가 할일 없어 현장 취재를 가시는 줄 아나보오?
기자의 책무를 두고 비꼬는 댓글은 삼가심이...
21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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