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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없는 벚꽃축제장...고집한 이유가 뭐죠?"

박성우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1.04.11 11:59:32     

말많은 벚꽃축제...벚꽃 명소 전농로 축제는 '찬밥'
자갈밭길 행사장 "유모차, 휠체어는 오지도 말라?"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제주시 도남동 시민복지타운 일대에서 열린 '제20회 제주왕벚꽃축제'가 막을 내린 가운데, 방문객들로부터 축제장 선정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가 속속 들려오고 있다.

장소 선정에 있어서 꼭 시민복지타운 일대를 고집했어야 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정작 벚꽃 명소인 전농로축제의 일정을 연기하면서까지, 시민복지타운 행사만을 고집한 것에 대해서도 뒷말이 많다.

   
벚꽃이 듬성듬성 피어있는 왕벚꽃축제 행사장. <헤드라인제주>

지난해 시민복지타운 중앙 도로의 남쪽에 행사장 부스를 설치하는 바람에 '벚꽃 축제장에 벚꽃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던 제주시. 축제장 인근에는 벚꽃 나무가 심어져 있었지만 나무들이 채 자라지 않았던 탓에 벚꽃을 볼 수 없었다는 불만을 들어왔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올해는 시민복지타운의 북쪽 방향으로 행사장을 꾸렸다. 일대를 덮은 유채꽃과 행사장과 인접한 대도로변의 왕벚꽃을 함께 즐기라는 취지에서였다.

하지만, 시민들이 느끼기에는 여전히 벚꽃없는 행사일 뿐이었다. 일부러 벚꽃을 구경하라고 대도로변으로 시민들을 유도하지도 못할 상황에서 이번 축제 역시 유채꽃축제인지 벚꽃축제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 모습이었다.

한림읍에서 벚꽃을 구경하기 위해 모처럼 가족들과 왕벚꽃 구경을 나왔다는 박모씨는 "벚꽃은 커녕 사람 구경만 실컷 하다가 온 것 같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박씨는 "왕벚꽃 축제라고 이름을 붙이지나 말던가, 사람에 치여서 정신만 쏙 빼놓고 왔다"며 "돌아오는길에 예전에 벚꽃축제를 했던 한라체육관을 찾아가 사진을 찍었다"고 말했다.

   
대도로변에는 왕벚꽃이 만개했지만, 시민들의 발걸음이 닿지는 않았다. <헤드라인제주>
   
앙상한 왕벚꽃나무. <헤드라인제주>
   
앙상한 왕벚꽃나무. <헤드라인제주>

연인과 함께 제주를 방문했다가 축제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갔다는 공모씨(31)는 어리둥절해 했다.

공씨는 "네비게이션이 설명하는데로 축제장에 도착했는데, 유채꽃은 많아도 막상 벚꽃이 보이지 않아 잘못 찾아온 줄 알았다"면서 "물론 유채꽃도 좋은데 유명한 제주왕벚꽃을 보지 못해 조금은 아쉽다"고 말했다.

벚꽃없는 왕벚꽃 축제도 문제였지만, 올해는 부스를 설치한 지면의 '자갈밭'에 대해서도 불만이 터져나왔다.

9개월된 아이와 아이 엄마와 함께 왕벚꽃 축제장을 방문했다는 제주시민 강모씨는 "행사장으로 들어가니 모두 자갈밭이어서 유모차를 끌고 다닐 수가 없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강씨는 "주차한 시간도 아까워 결국 아이엄마가 아이를 안고, 유모차는 접어서 따로 들고 다녀야 했다"고 말하면서 "행사장 안으로 들어가니 우리와 같이 유모차를 사용하지 못해 들고다니는 이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도 몇몇 보였는데, 자갈이 깔려있는 행사장 안으로는 들어갈 생각을 하지 못했다"며 "올해 축제장소는 장애인과 아이를 가진 여성들에게는 접근하기 매우 어려운 장소였다"고 털어놨다.

   
자갈밭으로 덮인 행사장. <헤드라인제주>

4개월된 아이와 함께 행사장을 방문했다는 문모씨도 11일 제주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벚꽃축제에 대한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문씨는 "아이를 낳고 봄이 오기를 기다려 축제장에 갔는데, 유모차를 사용하지 못하는 자갈밭과 먼지가 날리는 행사장에 지난해보더 더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호소했다.

그는 "벚꽃도 언제면 보라는 것인지 아주 작은 나무들 밖에 없었고, 이름만 벚꽃축제지 불량식품만 가득한 노점축제였다"고 질타했다.

이번 왕벚꽃축제를 하면서 제주시 전농로와 광령 진입로, 제주대 진입로 등은 벚꽃 명소로 지정됐으나 정작 축제는 이들 명소와 연계되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삼도1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는 당초 이 기간 전농로 벚꽃축제를 할  예정이었으나 같은 기간 중복된 행사는 불가피하다는 제주시의 강고한 입장에 밀려 이번주말로 연기됐다.

다분히 '메인행사'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게 하려는 의도가 비춰졌다. 이 때문에 삼도1동의 일부 주민자치위원들 사이에서는 시장이 참석하는 행사에는 많은 공을 들이면서 정작 벚꽃 명소의 행사는 2선으로 밀려났다는 볼멘 소리가 터져나왔다.

이와 관련해, 제주시 관계자는 "전농로 벚꽃축제 일정을 조정한 것은 시청에서 압력을 넣어 한 것이 아니라, 같은 기간에 동일한 행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측면에서 삼도1동과 잘 얘기가 되어서 그렇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농로 축제 준비측에서는 여전히 불만이 많다.

북적이는 행사장 분위기에 들뜬 시민들도 있었던 반면, 봄의 정취를 만끽하기 위해 발걸음했던 시민들에게는 씁쓸한 마음만 가득한 왕벚꽃축제였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박성우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2개의 의견이 있습니다.
profile photo
하하하 2011-04-12 13:23:00    
김병립시장의 한계
전농로 축제나 잘키워보세요
110.***.***.187
profile photo
전농로인 2011-04-12 18:24:42    
전농로는 교통마비가 될 것 같아요
전농로 축제를 하면 그곳을 지나가는 시민의 발을 묶어 버리는 결과가 아닐까요?
125.***.***.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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