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친화적인 사회분위기 조성을 위해 모유수유시설 설치하도록 한 조례 제정에도 불구하고, 제주도내 공공기관과 관광지 중 대부분이 이의 설치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 '제주특별자치도 모유수유시설 설치 지원에 관한 조례'를 대표발의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현정화 의원(새누리당)은 14일 조례 시행 1년에 즈음해 모유수유시설 설치현황을 점검한 결과 '낙제수준'이었다고 밝혔다.
현 의원이 제주도 보건복지여성국에 서면질문으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조례에 따라 모유수유시설 설치 대상기관 397개소 중 설치된 곳은 49개소로 12.3%의 극히 낮은 설치율을 보였다.
이는 조례 제정 이전에 설치된 곳까지 합한 것으로, 조례 제정 후 설치된 곳은 9개소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대상은 제주도 본청 및 산하기관 23개소, 도의회 1개소, 교육청 4개소, 행정시 51개소, 학교 186개소, 우체국 도서관 등 32개소, 근로자 100인 이상 고용 사업장 100개소로, 관광지나 관광숙박업까지 합하면 설치율은 이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한 관광객이 제주에 여행을 하려고 모유수유시설과 유모차 대여 가능한 관광지 및 숙박시설을 알려달라고 제주도청 홈페이지 '제주도에 바란다' 코너에 문의글을 올렸는데, 이의 답변을 보면 관광지 24곳 중 수유실이 설치된 곳은 나비공원과 제주공룡랜드, 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도립민술관 4개소에 불과했다.
공공 관광지 중에서도 제주돌문화공원과 제주해녀박물관, 한라생태숲 등은 수유실이 설치 안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관광지는 대여 유모차 마저 구비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제주도는 숙박업소의 경우 숫자가 워낙 많아 수유실과 대여 유모차 현황을 파악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현정화 의원은 "1년 사이에 큰 변화가 있으리라 기대하지 않았지만, 출산친화정책이 이렇게까지 늑장행정을 보일 줄은 몰랐다"며 출산친화적 사회환경 조성에 소극적인 행정당국을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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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화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헤드라인제주> |
또 "사업추진방식에 있어서도 제주도가 올해 추진하는 사업은 2400만원의 예산으로 모유수유아 선발대회, 모유수유 체험, 모유의 장점 교육 등 구시대적 홍보활동에 치우쳐 있다"며 "출산에 따른 육아문제의 장애를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 의원은 "출산친화적 사회환경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사업의 하나임에도, 제주도 당국은 이 사안의 중요함에 대해서 충분히 각성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출산친화적 사회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모유수유시설을 적극 확대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