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건설문제를 놓고 제주사회에서 격한 찬반 갈등 속에 공론조사 실시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용역 재조사 검토위원회(위원장 강영진)가 17일 서울에서 마지막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권고안' 채택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검토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김포공항에 있는 한국공항공사 사무실에서 5차 회의를 열고 그동안 이뤄진 재검증 결과 내용을 토대로 최종 의견서를 정리하고, 의혹 쟁점들에 대한 검토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 검토의견에 따라 권고안을 마련해 국토교통부에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권고안 채택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검토위원회 위원은 찬성측과 반대측 추천 동수(同數)로 구성돼 있는데다, 그동안 제기됐던 쟁점들마다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격한 대립 양상을 보여오면서 합의점 도출이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차 회의부터 4차 회의까지 주요 쟁점마다 뜨거운 논쟁이 펼쳐졌다.
검토위가 주최로 지난 12일 열린 TV토론 방식의 제3차 공개토론회에서는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필요성 △제주공항 확장안 검토 적정성 △성산후보지 검토 적정성 △신도후보지 검토 적정성 △갈등 해법 방안 등을 놓고 공방이 이어졌다.
제주도에 과연 2개의 공항이 필요한가 라는 타당 논쟁을 비롯해, 2015년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조사용역' 재검토에서는 △현 공항 확충 △신공항 건설 △제2공항 건설 등 3개 대안 비교검토가 객관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의혹 등이 제기됐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2015년 제출한 제주공항 인프라확충방안 용역 보고서를 통해 현 공항 확장으로도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음에도 폐기 및 은폐했던 정황이 드러나 큰 논란이 일었다.
국토부와 용역진에서는 ADPi 보고서의 내용을 반영했다는 입장인 반면, 반대측에서는 국토부가 이를 배제하고 제2공항 쪽으로 몰아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2공항 입지선정 과정의 문제도 계속해서 제기됐다. 성산후보지 입지 평가에서는 동굴과 오름, 철새도래지 등의 환경문제에 대한 검토 부실 의혹, 군공역 중첩평가 누락, 안개일수 오류 등의 의혹이 제기됐다. 최종 입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주민의견 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은 절차적 민주성 훼손 문제도불거졌다.
2015년 사전타당성 용역 당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신도 후보지가 돌연 배제되고 성산읍으로 선회한 배경과 관련해서도 입지평가 조작 의혹 등이 제기됐다.신도2 후보지의 위치와 방향이 평가 도중에 이동되면서 평가점수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반대측 추천 검토위원들은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 '중대한 결함'이라고 주장한 반면, 국토부와 용역진은 계속해서 '문제 없음'을 강조하며 반대측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이처럼 찬반 양측이 상반된 입장을 견지하면서, 의혹 쟁점에 대해서는 하나의 권고안을 채택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신 도민사회 갈등해법과 관련한 권고안이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이 부분에 있어서도 제2공항 조속한 건설 당위성을 고수하고 있는 찬성측은 동의하지 않고 있으나, 지금의 제2공항 논란은 2015년 11월 최초 발표 때부터 심각한 절차적 민주성 상실 문제를 안고 출발한 점을 감안할 때 이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공론조사 권고가 강하게 제기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박찬식 검토위 부위원장은 지난달 29일 4차회의 결과 브리핑 자리에서 "현재 상태에서 검토위원회가 하나의 권고안을 낼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국토부와 반대위가)각각 어떤 형태의 권고안을 내던가 표결을 하던 17일 최종 결론을 내지 않을까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박 부위원장은 "권고안에는 제2공항 갈등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이 담길 수 밖에 없다"면서 "권고안을 가능한 합의해서 공론조사 등 도민의견 수렴 절차를 밟는 것을 넣고자 하는게 반대위측 의견"이라고 밝혔다.
지난 12일 TV토론에서는 "80% 넘는 도민들이 공론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도민들이 결정해야 한다. 결정할 기회를 줘야 한다"면서 "검토위가 국토부와 제주도지사에게 제주도민 여론을 제대로 수렴할 것을 권고안에 담는데 (찬성측 검토위원들도) 함께 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지난 4월 활동을 재개한 검토위원회는 이번 5차 회의까지 포함해 5번의 회의와 3번의 토론회를 개최했다.
검토위원회는 당초 입지선정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 규명을 위해 지난해 구성돼 운영됐으나, 국토부에 의해 파행적으로 종료됐다.
이어 올해 2월 더불어민주당과 국토부의 당정협의를 통해 검토위 활동을 2개월 연장하기로 합의하면서 이번에 재가동이 이뤄졌다.
당정협의 합의문에서는 또 '국토부는 향후 제주 제2공항 추진에 있어 제주특별자치도가 합리적, 객관적 절차에 의해 도민 등의 의견을 수렴해 제출할 경우 이를 정책결정에 충실히 반영, 존중한다'는 부분을 명시했다. 이 합의 내용에 따라 객관적 도민의견 수렴 방법으로 '공론조사' 방안이 급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검토위원회 내부 찬반측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권고안 내용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국토부는 제2공항 건설을 전제로 해 추진해 온 기본계획 수립 용역이 마무리됨에 따라 오는 19일 최종보고회를 개최하기로 해, 성산읍 반대주민들과 시민사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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