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열린 고희범 제주시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고 후보자가 답변을 하고있다. ⓒ헤드라인제주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위원장 김희현)는 17일 고희범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고, 후보 적격성을 집중적으로 검증했다.
이날 의원들은 타운하우스 분양 및 농지법 위반 문제를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면서 6.13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도지사 후보를 적극적으로 돕지 않은 문제, 제주시장에 내정된 후에도 당적을 그대로 유지한 문제 등을 중점 제기했다.
◆"업자도 아닌데 수십억 빚내 타운하우스?"..."심려끼쳐 죄송"
이날 청문회에서는 고 후보자가 지주공동사업을 통해 분양한 제주시 노형동의 타운하우스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의원들은 부동산 사업과 연관이 없는 고 후보자가 어떤 경위로 은행에 큰 돈을 대출받아 해당 타운하우스 사업을 하게 됐는지에 대한 경위를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이 타운하우스는 부지매입에 6억원, 건설비용이 2차례에 걸쳐 24억원과 10억원이 각각 투입됐고, 세금과 수수료 등을 포함해 총 43억원이 투자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미래당 강충룡 의원은 "해당 타운하우스는 수익이 날 수 없는 구조로, 토지매입비와 하도급비용, 세금을 포함하면 43억원 정도를 투입해 10채를 지었는데, 분양가는 1채당 4억6000만원"이라면서 "9채가 분양됐다. 제주시내 땅도 아니고 수익이 나지 않을 타운하우스를 파셨나"라고 물었다.
자유한국당 김황국 의원은 "타운하우스 부지를 매각한 업자는 해당 타운하우스의 시공자이고, 고 예정자가 100% 대출을 받아 지주공동사업으로 진행했다. 굉장한 도박"이라며 "여러가지로 따져봤을때 후보자는 명의만 빌려준 사장이었다. 대관업무 등 고희범 예정자의 효과를 노린 것 같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봉 의원은 "타운하우스라고 하면 보통 사람들은 고급 빌라나 단독주택 등을 생각하고, 상류층의 사교 공간 등 의미도 있어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격차를 느끼게 된다"면서 "법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도민사회에서 차자하는 후보자의 역할과 어울리지 않는다"며 공개적으로 유감표명을 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
고 후보자는 수익에 대한 질문에 "최초 건축비용은 24억원이었지만, 내부 자재를 좋은 것으로 사용하다 보니 10억원이 추가로 들었다"면서 "2016년도에 분양을 했는데 당시 분양에 어려움을 겪을 것 같다보니 다소 저렴하게 내놓았다"고 답했다.
그는 "(시공사측이)제가 목공을 취미로 하면서 알게 된 분으로, 제가 개입하기 전에 이미 착공을 한 상태였지만 자금난 문제로 저에게 인수를 권유해 왔다"면서 "주변에 알아보니 사업계획이 다 나와있다면 융자를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인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되돌아보면 대단히 위험하고 큰일날뻔했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분양 과정에 제가 개입하지는 않았고, 대관업무 등에 대해 별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고 후보자는 "헤아리지 못해 심려 끼친데 대단히 죄송하다. 저로서는 해보지 않은 일, 좋은 경험이라 생각했고, 분양받은 분들이 만족해서 좋은일이라 생각했다"면서 "돌이켜 보면 위험한 일이었다. 지역경제도 그렇고 저도 피해를 입는 위험이 있었다. 좋은 경험이었다 하더라도 제 인생에 좋은 기록으로 남지 않을 것 같다"며 유감을 표했다.
▲ 17일 열린 고희범 제주시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헤드라인제주 |
◆"보유토지 농지법 위반 의혹"..."자경않는 농지 매각할 것"
이어 고 후보자가 육지부에서 거주하던 경기도 고양시에 후보자 소유 농지를 지금 수 년이 지난 지금시점까지 매각하지 않고 타인에게 임대를 해 준 것은 농지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지적이 제기됐다.
강충룡 의원은 "농지가 개인간 임대가 금지돼 있는데, 보유하신 땅을 임대하고 계시다"면서 "그럼 농지법을 위반한게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강 의원은 "제주에서는 농지관례계획을 통해 농사를 짓지 않는 토지주 6000여명이 처분 의무를 부과받았다"면서 "후보자가 시장으로 취임하면 어떤 명분으로 설득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고 후보자는 "밭에 대지가 조성돼 있어서 13년간 그 곳에서 거주사며 농사도 계속 지었지만, 지금은 자경을 못하고 있다"고 인정하면서 "(처분하고 싶지만)몇년째 (땅을)팔지 못해 저러고 있다. 최선을 다해 처분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문경운 의원은 "지난 6월 애월읍 유수암리에 100평(330㎡)의 농지를 매입하셨다"면서 "이 땅을 경작하지 않으면 농지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 후보자는 "농사를 지어야 하는 땅으로, 배추와 무를 심으려 했는데 가뭄때문에 그러지 못했다"면서 "그정도 땅은 (경작이)가능하다"고 말했다.
◆"보수 도지사와 진보시장 협력 가능?...고희범 내정이 '협치'?"
민주당 당적을 가진 고 후보자가 무소속인 원희룡 제주도지사 당선 후 첫 행정시장에 공모를 한 것에 대해 다른 정치색을 가진 두 사람이 협력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염려도 제기됐다.
또 고 후보자의 내정이 '협치'의 일환으로 된 것인지와, 당적을 가진 상태에서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것이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이어졌다.
김창식 교육의원은 "진보적이고 비판적인 이념을 가진 후보자가 보수정당 출신 원희룡 지사와 정치적 이념을 같이 하면서 행정시장으로서 역할을 소신껏 할 수 있는가"라며 "도지사와 시장의 관점이 다를 수 있고, 갈등이 생긴다면 어떻게 해결하겠는가"라고 물었다.
문경운 의원은 "고 후보자가 내정된 것은 민주당과 공식적으로 협의되지 않은 사안이라 협치와 무관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고 후보자의 제주시장 내정이 협치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이상봉 의원은 "공모 직위에 응모할때 보통 의회 인사청문회에 오기전에 당적정리를 다 한다. 시민.도민사회 눈높이와 공직 입후보를 위한 신변정리가 필요하다"면서 "개인적인 목적이 아니라 공직적인 목적으로 본인이 뜻을 갖고 (행정시장에)도전하는 것은 존중해 주겠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사전에 탈당하는 것이 바람직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도지사와 이념이 다른데도 소신껏 시장으로서 역할이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고 후보자는 "원지사와 저는 정치적 배경.이념이 다르다. 정책 접근도 다를 수 있다"면서도 "다만 제주도의 미래와 제주도민 행복에 대해서는 생각이 같을 수 있다. 민주주의가 생각이 다른 사람이 대화와 타협 통해 갈등 해소하고 통합으로 하는 기본원리라면 도정도 같은 만큼 제 역할도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고 후보자의 행정시장 내정이 협치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도의회에서도 협치를 전제로 논의했던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제가 민주당원이 아니었으면 협치 대상으로 지명되지도 않았을거 아닌가 하는 생각. 당과 관계없이 가는거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사청문회 전 탈당하는게 바람직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저는 민주당 사람이다. 시장에 임명되지 않으면 당을 떠날 이유가 없다"면서 "여러분이 허락해 주셔야 시장이 될 수 있다. 시장에 취임하려면 법에 따라 탈당해야 하는 만큼 법에 다라 적절한 시점에 탈당하겠다"고 답했다.
▲ 17일 열린 고희범 제주시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헤드라인제주 |
◆"도지사 선거, 무소속 후보 도왔나?"..."경선 후 선거개입 안했다"
청문회에서는 지난 6.13지방선거 당시 제주도지사 선거에 고 내정자가 자신이 소속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돕지 않았던 사실이 도마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송창권 의원은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지방선거때) 원희룡 지사를 도왔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고 내정자는 바로 "돕지 않았다"고 일축했고 이에 송 의원은 "그럼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문대림 후보도 돕지 못했죠?"라고 재차 질문했다.
고 내정자는 "제가 당내 경선에서 김우남 후보 캠프 총괄책임 맡았는데, 경선에서 패하고 난 뒤 총괄책임을 지고 도왔던 사람으로서 모든 책임이 저에게 있는 느낌도 들고 에너지도 고갈됐다"면서 "그런데 다시 (문대림) 도지사 선거 캠프에 중책을 맡는다거나 이름을 올린다는게 저에게는 부담스럽고 다른 사람들 보기에도 민망한 일이다 싶었다"고 당시 문 후보를 지원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그러자 송 의원은 "문대림 후보를 돕지 않고, 원희룡 후보는 더더욱 안 도왔고, 그것 때문에 원 지사가 내정자를 지명한 것 아니냐"면서 문 후보를 돕지 않은 것 때문에 이번에 시장 내정자로 지명된 것 아니냐고 우회적으로 힐난의 질문을 했다.
이에 고 내정자는 "그렇게는 생각 않는다. 자당 후보를 적극 돕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마음상해 하는 분들 이해한다. 그것 때문에 저도 면목이 없다"면서 "그러나 원 지사를 도왔다는 의심은 적절치 않다. 제가 2010년 도지사 선거에서 똑같은 일 당했는데 상대후보를 도왔겠나"라고 반문했다.
◆"우선차로제.요일별 배출제...현안별 후보자의 정책은?"
이날 대중교통 우선차로제와 재활용품 요일별배출제 등 지역 현안에 대한 고 후보자의 정책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김창식 의원은 제주 원도심 활성화와 농촌지역 소득증대에 대한 고 후보자의 의견을 물었다.
이에 대해 고 후보자는 "프랑스 농촌에서는 농업소득을 농업외소득이 앞질렀다. 최근 그런기록 봤는데, 농축수산물 생산물을 갖고 임대가공판매 숙박업에 이르기까지 연결지어서 농촌관광산업으로 발전시킨데 따른 것으로, 제주도도 가능하다. 방법을 찾아가겠다"면서 "제주 원도심은 사람이 모이지 않아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사만들이 돌아오게 하는 방법들에 대해 그동안 고민해온 분들과 함께 고민해 찾아가겠다"고 답했다.
"원도심을 재개발 하는 것은 어떤가"라는 김 의원의 제안에 고 후보는 "육지부에 재개발 사례가 많은데, 사업의 맹점이 고층아파트 건립해서 거기 사는 사람들은 재산 불리지만 땅이 적은 분들은 쫓겨날수 밖에 없다"면서 "잘 검토해 주민들의 뜻을 받들어 해나가야 될 것. 그러나 원칙적으로 재개발을 권장할만한거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차.교통 환경 개선에 대한 의견을 묻는 문경운 의원의 질문에 대해 고 후보는 "제주시에서 주차장 복층화나 이면도로 일방통행 교통흐름 개선사업 추진하는데, 몇군데 논의를 시작했다"면서 "시범사업을 일단 시작한 뒤 이면도로를 완전히 일방통행으로 만들어 주차장도 만들고 교통도 개선할 수 있도록. 불법주차 안되도록 CCTV설치할것. 그렇게 되면 내년까지 주차면수를 100% 확보하게 된다는 계산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거기에 2020년 일몰제로 장기 미집행시설이 풀리면서 도시공원으로 시행해야 하는 대상지 공원들이 있다"면서 "아직 공원으로 조성되지 않은 곳이 20곳 정도 되는데, 공원 조성하면서 형편에 따라 지하주차장 조성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봉 의원은 "대중교통 중앙차로제 확대와 관련해 설명회를 하고 있는데, 버스 이용객 늘리기 위해 무리수 두면서 강행하는게 바람직한가"라며 "지금 가로변 차로제로도 교통량 분산될거라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고 후보자는 "중앙차로의 핵심은 버스가 원활하게 다니게 하고 승용차는 약간 운행하기 어렵게 하기 위해 하는 것으로 이해한다"면서 "누구 혼자 편하자고 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도민의견 충분히 수렴하고 설득도 하면 더디가도 함께 가야 한다. 충분히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답했다.
송창권 의원은 "현 도정의 쓰레기 정책에 대해 탐탁치 않게 생각했던 것으로 안다"면서 "개인적으로 쓰레기 분리배출을 절저히 하고 요일별배출제는 폐지했으면 하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라고 의견을 물었다.
이에 대해 고 후보자는 "저도 처음에는 시민들을 불편하게 하고 공무원이 편하게 하려고 (요일제를)하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면서 "그런데 업무파악 중 보니 (쓰레기처리)시설이 감당을 못할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의 불편을 덜기 위해 재활용도움센터를 제주시내 7곳 설치돼 있는데 거기는 언제든지 버릴수 있다"면서 "동복리에 환경자원순환센터가 완공 전까지는 지금 시설들이 쓰레기를 감당할 수 없고, 클린하우스는 (쓰레기 배출을 금지하는)몇 시간 빈 사이에 청소도 해야 한다는게 설명들으니 (요일별배출제 취지가)이해가 됐다"고 설명했다.
고 후보자는 "다만 시민들에게 분리수거 하도록 하면서도 왜 쓰레기를 원천적으로 줄이는 부분에는 관심없는지 불만이 있다"면서 "제게 기회 주어지면 그런 차원에서 잘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고희범 후보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제주시장 임기 2년을 제 평생 마지막 일로 여기고 제주시를 조금이라도 편안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놓고 떠나고 싶다"면서 이번 행정시장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한편 시정 현안에 대한 이해정도나 정책적 소신 등은 무난한 것으로 평가됐으나, 타운하우스나 농지문제 등은 '흠결'로 지적된 가운데, 인사청문특위가 청문결과 보고서를 채택함에 있어 최종적으로 적격성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지가 주목된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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