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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수록 '4.3', 제대로 바로잡는다

윤철수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1.05.10 16:56:06     

'제주4.3 표준교과서' 개발 착수...내년 반영 목표
초.중 교과서 반영 미흡...고교 교과서는 내용 '왜곡' 심각

제주4.3의 내용을 역사교과서에 올곧게 수록하는 작업이 착수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0일 제주도교육청과 국사교과서편찬위원회 등과 협의를 거쳐 '4.3표준교과서'를 개발하는 일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3일 제63주기 4.3위령제에서 우근민 제주지사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제주4.3사건의 원인이 무엇인지, 여기에 따른 참상과 결과는 어떠했는지를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4.3을 교과서에 올곧게 수록하는 일을 추진하겠다고 밝힌지 한달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우 지사는 "4.3의 정확한 진상규명에 기초한 객관적이고 역사적 사실을 초, 중, 고교 검인정 역사교과서에 올곧게 수록하는 일"이라며 "그것이 4.3에 대한 올바른 평가에 기초해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4.3표준교과서에서는 정부 차원의 제주4.3 진상 조사 결과에 의거해 4.3을 "잘못된 공권력에 의한 무고한 희생"이라는 측면이 분명히 제시된다.

4.3사건의 전개 과정과 피해 상황, 진상 규명 과정, 특별법 제정, 유해발굴사업 등을 주요 내용으로 서술될 예정이다.

제주도는 다음 달 공청회를 개최해 주민의견을 수렴한 후 연말까지 세부작업을 완료해 내년 역사교과서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4.3사거에 대한 초.중.고교 교과서 반영실태를 조사한결과 중학교 국사 교과서에 '제주4.3사건'으로 단순히 적혀져 있고, 고등학교 한국근현대사, 한국사에 1쪽 분량으로 '4.3'의 내용이 반영됐다.

초등학교 5.6학년 사회교과서에는 아예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4.3특별법이 제정된 후 정부 차원의 진상조사보고서가 나오고, 대통령의 공식 사과까지 이뤄졌으나 '4.3의 왜곡'은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보수우익단체들의 이념적 충동은 둘째치더라도 제주도내 학생들이 사용하고 있는 교과서에서도 '국가권력에 의한 무고한 희생' 측면의 기술보다는 공산주의자 혹은 좌익세력의 준동인 것처럼 기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헤드라인제주>의 취재결과 현재 제주도내 고등학교에서 쓰이고 있는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6종을 비교, 분석해 본 결과 일부 교과서는 4.3사건의 발단을 '공산주의자', '좌익 세력'으로 표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헤드라인제주 3월25일자, 4.3은 '좌익 세력' 때문?, 교과서 '역사관 왜곡' 심각>

   
학교 현장에서 쓰이고 있는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헤드라인제주>
   
J출판사 근.현대사 교과서의 4.3사건 관련 부분. <헤드라인제주>
   
M출판사 근.현대사 교과서의 4.3사건 관련 부분. <헤드라인제주>
J출판사에 펴낸 교과서에는 '1948년 4월에 제주도에서 공산주의자들이 남한의 5.10 총선거를 방해하고자 소요 사건을 일으켰다'고 적혀 있다.

D출판사의 근.현대사 교과서는 '대한민국 정부의 수립을 전후해 대규모의 유혈 사태가 잇따라 발생하였다. 제주도 4.3사건의 배경에는 남한 단독 정부 수립을 반대하는 좌익 세력의 활동, 군정 경찰과 서북 청년단에 대한 반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기술했다.

G출판사의 경우 '4월3일 단독 정부 수립 반대와 미군의 즉시 철수 등을 주장하는 제주도의 공산주의자와 일부 주민들은 무장 봉기하여, 도내의 관광서와 경찰지서를 습격하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M출판사도 '5.10 총선거를 둘러싸고 좌.우 세력이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4월3일 500명 가량의 좌익 세력은 단독 선거 저지를 통한 통일 국가 수립, 그리고 경찰과 극우 세력의 탄압에 저항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경찰 지서와 서북 청년회 등의 우익 단체들을 습격하였다'고 기술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4.3표준교과서가 개발된 이러한 잘못 기재된 내용들이 상당부분 정리될 것으로 기대된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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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철수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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