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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벼랑끝 전술'에 野주류 하룻만에 '백기투항'

헤드라인제주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6.03.22 22:30:00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가 '대표직 사퇴'라는 벼랑 끝 전술로 단 이틀만에 당내 반대세력들의 '백기투항'을 이끌어냈다.

김 대표의 '비례2번 셀프공천'에 대해 반발하던 목소리는 잦아들고 불과 하루 전에 2번을 14번으로 조정했던 비대위원들은 다시 이를 '2번'으로 재조정해 김 대표에게 이를 수용해줄 것을 읍소하고 있어 사실상 공(攻), 수(守)의 주체가 바뀌었다.

더민주 비대위는 지난 20일 김종인 대표를 비례대표 2번으로 정하고 비례대표를 A그룹 (1~10번)·B그룹(22~20번)·C그룹(21번 이후)으로 나눠 투표하도록 하는 안을 중앙위에 올렸다.

당선안정권을 1~15번으로 볼 경우 사실상 A그룹에 지정된 사람들은 중앙위 투표와 상관없이 모두 국회의원 배지를 달게 되는 방식이었다.

반발은 상당했다. 중앙위원들 다수가 투표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이날 중앙위가 무산됐고, 김 대표는 '셀프공천', '비례대표만 5번' 등의 비난에 휩싸였다.

당 비대위는 21일 김 대표가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급하게 회의를 열어 김 대표의 순번을 2번에서 14번으로 조정하고, 당 대표 몫의 전략지명자를 7명으로 조정하는 한편, 후보를 35명으로 줄여 A, B, C 그룹간의 칸막이를 트는 중재안을 마련했다.

자신이 이끌던 비대위까지 사실상 등을 돌리면서 김종인 대표는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김 대표는 즉각 '배수진'을 쳤다. 그는 22일 당무를 거부하고, 자신의 서울 광화문 사무실을 찾은 기자들을 만나 "사람을 갖다가 인격적으로 그 따위식으로 대접하는 정당에서 일을 해주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다"며 사실상 사퇴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번호를 12번으로 조정한 비대위에 대해 "내가 임명한 사람들이지만 비대위원들을 100% 신뢰하는게 아니다"라며 "억지로 지금까지 끌고 온건데…"라며 불만을 내비쳤다. 비대위의 중재안에 대해서도 '거부'의사를 밝혔다.

기류는 바뀌기 시작했다. 당 주류에서 총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김종인 대표가 사퇴할 경우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조국 전 혁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대표 순위는 그에게 맡기는게 '예의'"라고 밝혔고, 기춘 중앙위원은 "김종인 대표가 비례대표 순번은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문재인계의 대표적 장외인사인 문성근 국민의명령 상임위원장 역시 트위터에 "김종인 대표 비례 2번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우리에게는 승리가 목표다"라는 글을 올렸다.

당 중앙위는 22일 비대위에서 의결한 중재안을 기본으로 당 대표 몫 전략지명 4명을 인정하고, 당헌에 따라 노동·취약지역·청년·당직자 등 각 1명을 안정권에 배치키로 결정했다. 아울러 35명으로 추려진 후보 중 전략 등 안정권 배치 후보를 제외한 25명에 대해 순위를 결정했다.

다만 더민주는 이날 비례대표 순번을 결정하지는 않았다. 당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며 사퇴 배수진을 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김 대표의 비례대표 순번에 대해서는 스스로 정치적 결단을 하도록 하자는 여론이 우세해졌다. 사실상 김 대표에게 공을 넘긴 셈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1일 오후 늦게부터 김 대표가 진지하게 사퇴를 고민하고 있다는 설이 퍼져나갔다. 22일 오전에는 11시로 예정돼있던 비대위가 오후 3시로 미뤄지면서, 사퇴설이 힘을 얻었다.

문재인 대표는 김 대표를 만류하기 위해 경남 창원에서 비행기편으로 급거 상경, 만류에 나섰다. 문 대표는 "김 대표가 비례대표에 들어가는 것은 노욕이 아니다"라며 "경제민주화와 관련된 활동을 총선을 넘어 대선까지 하려면 필요하다"고 발언, 김 대표에게 힘을 실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국회 비대위에 참석해 비대위원들에게 서운했던 점을 밝히며 "비대위원들은 일반당원들과는 달리 판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원들은 돌아가며 한 명씩 김 대표에게 "대표를 잘 모시지 못해 송구스럽다"는 취지의 사과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이날 비대위원들에게 중앙위 투표결과와 당 대표몫 전략지명 등을 검토해 비례대표 순번을 확정할 것을 일임, 공을 비대위원들에게 돌려줬다. 또 비대위원들이 김 대표를 2번으로 넣겠다고 하자 "2번은 비워두라"고 발언, 사퇴의사를 접지 않았음을 분명히했다.

비대위원들은 22일 오후 8시40분 김 대표를 '2번'으로 확정한 비례대표 순번을 들고 김 대표의 구기동 자택을 찾았다. 김 대표가 이들이 오기 직전 집을 비웠지만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2시간째 김 대표를 기다리고 있다. 김 대표의 순번을 14번으로 조정한 지 불과 하루만이다. <뉴시스>

헤드라인제주 headlinejeju@headlineje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