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식이는 재수 없어 1> / 이경석 저 | 새만화책 | 2009
<을식이는 재수없어>.<헤드라인제주> |
1909년 6월2일 대한민보에 만화가 처음 발표되고서 시작된 만화의 역사가 지난해에 100년을 맞았다. '한국만화 100년 전시회'가 지난해 9월 제주도에서 열렸고, 우리 가족들은 전시회 보러갔다가 만화역사의 산증인 화백들을 만나는 호사를 누렸었다.
우리세대도 잘 모르는 1950년대 만화 '도토리용사', '코주부삼국지'를 지나 70년대 만화인 '신판 보물섬', '도깨비 감투', '비둘기 합창' 등에 환호하는 나를 보면서 홀뚱형제 콧방귀를 뀌더니, 전시장 끝자락 낯익은 책 한권에 오두방정을 떨었다. “ 와~~ 우리집에 있는 을식이다!”
지금 와서 둘러보니 우리집에는 만화책이 꽤 많다. 감동적인 만화, 슬픈 만화, 웃기는 만화, 서사적인 만화, 감각적인 만화..... 이중 <을식이는 재수없어>와 <뒤코비는 너무 해>는 홀뚱형제가 몇 해째 키득거리며 보고 있고, 나름 애장품이다. 하도 재밌게 보길래 한번은 나도 봐보자 덤벼들었는데, “이게 뭐가 웃겨?” 하고 빈정댔다가 홀뚱형제 한마디에 꼬리를 내렸다. “엄마는 우리랑 웃음코드가 틀려!” ....... 정답이다.
<을식이는 재수없어>는 <고래가 그랬어>라는 어린이 잡지에 몇해 연재되었던 본격 어린이 개그만화로 이제 1권만 출간된 상태이다.
이 만화에는 을식이, 을식이 친구 흥식이, 주먹대장 밤톨이, 여친 소현이가 주로 등장하는데, 도대체 누가 주인공인지, 을식이는 왜 재수가 없는 건지 도무지 감도 안 오고, 얘기전개도 천방지축이다. 그래도 홀뚱형제는 이유없이 재미있단다.
그 이유를 한참 뒤에 다른 사람의 글에서 알아차렸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과장을, 우리가 몰래 상상하는 과장을 만화에서 드러내놓기 때문에 웃기면서도 가슴이 후련한’ 데 있었다.
▶ <뒤코비는 너무해> 지드루 저/꺄띠 역/고디 그림 | 오유아이 | 2006
<뒤코비는 너무해>.<헤드라인제주> |
지독한 악동 뒤코비의 만행이 짧은 에피소드 모음 방식으로 전개된다. 컨닝대장 뒤코비가 권위적인 선생님에 대항하여 펼치는 기상천외한 말썽들은 한마디로 “참말로 너무하네” 이다.
도대체 교훈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 만화를 프랑스 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추천도서로 권한다고 한다. 진정한 상상력이란 기존 질서나 권위에 묶이지 않을 때 가능하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강선영의 <홀뚱형제 책읽기>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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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책에서 교훈을 뽑아내야 한다는 강박관념만 털어내면, 아이들의 책읽기는 무한히 훌륭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웃음, 감동, 슬픔, 스릴 등 책읽기에서 느끼는 모든 감정을 홀뚱형제는 한마디로 “재밌어”로 일축하죠. 홀뚱형제가 추천하는 그 '재밌는 책들'... 독자들과도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앞서 소개했던 4편까지 글은 몇해전 이야기로, 글을 통해 소개한 홀뚱형제는 이제 사정이 좀 바뀌었습니다.(^^) |
<강선영 객원필진/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