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는 식문화로 바뀌어야

헤드라인제주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1.04.11 16:20:52     

[기고] 윤영렬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제주지원장

   
윤영렬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제주지원장.<헤드라인제주>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등 성인병 발병률이 매년 높아지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청소년에게도 이러한 질병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밥과 나물 위주의 전통적 밥상이 빵과 육류 위주의 서구화된 식단으로 바뀌면서 영양이 불균형 상태에 놓인데 따른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작년도 우리나라 농축수산물 수입액이 258억 달러에 이르렀다. 외국농산물을 수입한다는 것은 안전성 여부를 떠나 푸드 마일지가 높은 식품을 소비한다는 의미이다. 푸드 마일리지가 높으면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아지게 되어 지구 온난화가 촉진된다.

이처럼 아무런 생각 없이 행하는 식생활 때문에 우리의 몸은 병들고 자연환경은 파괴되고 있다. ‘피터싱어’의 지적처럼 스스로 돈을 내며 건강과 생태계를 파괴하는 죽음의 밥상을 차리고 있는 셈이다.

이제는 죽음의 밥상을 생명의 밥상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리고 그 변화는 먹을거리 선택에서 출발된다. 소비자들이 좋은 먹을거리를 선택하면 좋은 먹을거리가 많이 생산되고, 나쁜 먹을거리를 선택하면 나쁜 먹을거리가 많이 생산된다. 따라서 공존을 위한 먹을거리 혁명은 소비자가 ‘무엇을 먹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바로 답할 때 시작이 가능하다.

먹을거리를 선택하는 첫째 원칙은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먹을거리의 위기는 현대인들이 누가 생산했는지 모르는 정체불명의 음식을 먹는데서 시작되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도입된 제도가 GAP인증제와 이력추적제이다. 먹을거리를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생산하여 어떠한 경로로 유통하는지’ 농장에서 식탁까지 이력관리 정보를 알 수 있어야만 먹을거리의 좋고 나쁨을 판단할 수 있다.

둘째,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생산된 Local Food를 선택해야 한다. 로컬푸드의 핵심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거리인 푸드 마일리지를 줄여 환경부담을 줄이고 신뢰를 쌓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역경제도 살릴 수 있게 된다.

셋째, 제철 음식을 선택해야 한다.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농산물은 밭에서 제철에 키운 농산물보다 무기질이나 비타민 등 영양소가 떨어진다. 더구나 하우스에서는 농약이 비바람에 씻겨나가지 않기 때문에 농약잔류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 품관원에서 하우스에서 재배되는 농산물의 안전성 조사에 치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넷째, 가능하면 친환경농산물을 선택해야 한다. 친환경농산물을 먹는 행위는 개인적으로는 어릴 적 먹었던 안전한 어머니의 밥상을 되찾는 일이고, 농업적으로는 증산위주의 고투입 농법에서 지속가능한 저투입 농법으로의 전환을 촉진하는 길이며, 철학적으로는 자연을 정복 대상으로 보는 약탈적 관점에서 자연을 살아있는 유기체로 보는 생태적 관점으로 바꾸는 행위이다.

다섯째, ‘패스트푸드’가 아닌 ‘슬로푸드’를 먹어야 한다. 우리 민족은 원래 김치, 된장, 막걸리와 같은 발효식품을 즐기는 민족이었는데 언제부턴가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김치 먹는 법을 가르쳐야하고 농식품부에서는 전통식품 소비촉진을 위하여 전통식품 품질인증제를 도입하여 운영하는 실정이 되었다. 밥이 보약이라는 말처럼 이제 우리는 밥과 김치와 생선 등으로 균형이 잡힌 전통적인 밥상을 되찾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세계 유일의 유네스코 3관왕을 차지한 청정제주에서만큼은 ‘투명할수록’, ‘시공간상 가까울수록’, ‘가공되지 않을수록’, ‘환경과 친할수록’ 이라는 먹을거리 선택 원칙이 지켜지고 실천되어 제주도가 장수의 섬, 친환경생태 섬으로 세계 속에 우뚝 서기를 희망해 본다.

<윤영렬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제주지원장>

#외부원고인 기고는 헤드라인제주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헤드라인제주/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헤드라인제주 headlinejeju@headlineje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