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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모, 그가 다시 '중덕사(寺)'로 간다

윤철수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1.06.03 17:57:28     

[초점] 누구도 구속못한 '양심', 63일의 단식 후에는?
"중덕사 들어가 해군기지 반대 현장투쟁 벌인다"

영화평론가 양윤모씨(54).

오현고와 서울예술대학 영화과를 졸업하고,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강우석필름아카데미 초대교장, 스크린쿼터영화인대책위원회 집행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서울예술대학 강사 등을 역임했다.

해군기지가 들어서는 서귀포시 강정마을 중덕해안가에 '나홀로 천막'에서 2년째 생활해 오고 있는 그가 단식을 시작한 것은 지난 4월6일.

이날 오전 해군기지 공사현장에 공사차량이 진입하려 하자 크레인 차량 밑으로 들어가 온몸을 던지며 저항하다 경찰에 연행됐다.

연행된 후부터 그의 단식은 시작됐다. 그만의 '신념'과 '고집'이었다.

영어(囹圄)의 몸이 되면서도 그는 당당함을 잃지 않고 해군기지 반대투쟁의 정당성과 당위성을 설명했다.

자신에게 업무방해혐의 등이 적용됐지만, 이는 불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해군기지 공사를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것이 그의 항변이다. 생명과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이를 해(害)하는 해군기지 공사를 참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이번에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한 장기간 지속된 단식투쟁은 지난해 12월27일 경찰에 연행돼 구속수감될 때 이미 예견됐다.

지난해 12월27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현장 앞에서 해군기지 공사자재 반입을 저지하며 저항하던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34명과 함께 그는 또다시 경찰에 연행됐다.

함께 연행된 사람들은 모두 풀려났으나 유독 그만은 풀려나지 않았다.

지난해 3월 김태영 국방부 장관의 차량을 가로막는 등의 혐의로 인해 불구속 기소돼 19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으나 벌금을 납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벌금 190만원을 낼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해군기지 반대투쟁이 정당했고 잘못한 것이 없기 때문에 내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혹독한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그해 겨울, 그는 차라리 감방생활을 택했다.

지인들의 만류에도 그의 고집은 쉽게 꺽이지 않다가, 결국 눈물로 호소하며 벌금을 납부할 것을 권유한 강정마을 주민들의 호소를 받아들이면서, 올해 1월 중순께 풀려날 수 있었다.

출소 후 그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다시 강정마을의 중덕 해안가 천막을 찾았다. 오랫동안 이어져온 중덕해안가의 '나 홀로 천막', 일명 '중덕사(寺)' 생활을 계속 이어나갔다.

'벌금 납부 거부'의 고집처럼, 이번 '단식'도 풀기가 상당히 힘들었다. 옥중 면회에서 지인들마다 간곡하게 단식을 권유했다.

그러나 그는 한사코 고집을 꺾지 않았다.

지난 1일 목숨을 건 단식의 위험성을 감지한 재판부가 서둘러 선고공판을 하고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의 선고를 하고 그를 출소시켰지만, 병원으로 입원한 후에도 그의 신념은 조금도 변함이 없었다.

이어진 지인들의 면회.

모두들 단식을 만류했지만 그는 완강히 버텼다. 그리고 3일, 강우일 주교의 갑작스런 방문과 진지하게 이어진 대화, 그 속에서 그는 다시 '현장에서의 투쟁'으로 마음을 돌렸다.

다음주 화요일인 6월7일쯤 단식을 끝내고 강정마을로 돌아가 해군기지 반대투쟁을 계속 해나가겠다는 것이다.

옥중단식 57일, 그리고 병원에서 이어진  6일을 합하면 63일간의 단식이었다.

단식을 끝내면 강정마을 내에서도 해안가 한켠에 홀로 쳐진 '중덕사'로 들어가겠다고 했다.

그곳에서 해군기지 건설계획이 완전히 백지화될 때까지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1년여 사이 수없이 경찰에 연행되고, 두번의 구속수감에도 불구하고 '해군기지 반대'의 의지는 그 누구도 꺾을 수 없었던 것이다.

누구도 구속할 수 없는 '양심의 자유'를 확인시킨 그가 다시 '중덕사'로 간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지난 4월6일 양윤모씨가 크레인차량 밑에 들어가 해군기지 반대 시위를 벌이다 연행되기 직전의 모습. <헤드라인제주>
   
지난 1일 출소한 양윤모씨가 해군기지 공사중단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양윤모씨가 김경훈 시인(사진 오른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양윤모 영화평론가. <헤드라인제주>
   
양윤모 영화평론가. <헤드라인제주>
   
강우일 주교가 양윤모씨를 위한 기도를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양윤모 영화평론가. <헤드라인제주>

   
양윤모씨가 오랫동안 생활해온 일명 '중덕사'의 천막.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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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의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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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모 2011-06-03 18:41:42    
그는 이제 중덕사로 새로운 싸움을 준비 중이다.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평회의 마을로 거듭나려한다.평화여 평화여...
11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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