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내 고급 아파트의 분양가가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건설사가 아파트의 건축비를 부풀려서 설정했다는 의혹이 새어나오고 있다.
제주시민 오모씨는 14일 "제주도는 왜 분양가 심사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냐"며 일부 건축사의 분양가 선정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제주특별자치도에 요구했다.
오씨는 "최근 제주시내 고급아파트 분양을 두고 추측성 소문이 많다"고 전제하며 "제주도가 전국에서 가장 아파트 비율이 낮은데다가 점점 수요가 몰리니 도민을 쉽게보는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충남 세종시나 경남 김해시 같은 경우 분양가 공개도 다 이뤄졌고, 전반적인 경제침체로 인해 아파트 분양가가 5~6년전으로 회귀하고 있는데, 왜 제주의 분양가는 이렇게 비싼 것이냐"고 캐물었다.
실제로 가장 최근 분양이 이뤄진 아라동의 스위첸아파트의 경우 평(3.3㎡)당 분양가가 719만원을 기록하며 종전 제주지역 아파트값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대해 제주참여환경연대 등의 시민단체도 "도민의 세금 위에 지어지는 아파트의 분양원가 정보는 도민에게도 알 권리가 있다"며 분양가 산정 과정을 공개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그런데 이달 중순께 입주자를 모집할 것으로 예상되는 I아파트의 경우, 최고가였던 스위첸아파트의 분양가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논란이 이는 상황이다.
오씨는 "수원시 R아파트의 건축비보다 제주시 아라동 I아파트의 건축비가 더 비싸다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며 수원시와 제주시의 공고를 예로 들었다.
수원시 공고 제2011-292호인 감리자모집공고 자료에 따르면 총 세대수가 963세대인 R아파트의 건축비는 2176억원이다. 제주시 공고 제2011-1384호에는 614세대인 제주시 I아파트의 건축비가 1432억원으로 매겨졌다.
이를 세대별 건축비로 환산하면 I아파트의 건축비가 R아파트보다 약 739만원정도 더 비싼 상황이다.
물론 분양가는 수원시 R아파트가 월등히 높다. 36평(121㎡) 기준으로 R아파트의 1세대당 평균 분양가는 5억400만원가량이고 제주시의 I아파트는 약 2억7900만원선이다.
하지만, 아파트를 짓기 위한 땅을 마련하기 위해 들인 '대지비'를 적용했을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수원시 R아파트가 들어서기 위해 지불한 대지비는 2678억원이다. 상대적으로 수도권 땅값이 높다보니 총 사업비의 55%를 토지를 사들이는데 투자했다.
반면 공공택지로 매각된 아라동 I아파트 부지의 대지비는 284억원에 그쳤다. 총 사업비의 16.52%밖에 되지 않는 수치다.
결국 일부러 건축비를 높게 책정해 분양가를 부풀리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은 이 때문에 발생한 상황이다.
오씨는 "제주도에 건축되는 아파트는 '친환경 주택'이라는 허울 아래 모든걸 덮어 씌우는 것 같다"며 "담당부서는 더욱 엄격한 심사로 분양가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전에는 제주도민들이 무관심했고 정말 몰라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지만, 더 이상 건설사들의 횡포에 도민들이 희생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분양가심사위원회 구성을 건설사와 관련된 인사들은 빼고, 시민단체 전문가와 학계관련 교수로 대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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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