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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4년째...비슷한 음악만 듣고있네요"

박성우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1.10.27 11:38:14     

제주교향악단 상임지휘자 '14년 연임'...'변화요구' 속속 제기<BR>음악계-시민 "언제까지 같은 음악만?"...市 "조례상 문제없다"

제주도립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 위촉방식에 대한 논란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를 맡고있는 L씨가 14년째 연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음악계 인사들과 시민들로부터 속속 이의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한때 음악계에 몸 담았다던 제주시민 백모씨는 25일 제주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 연임에 관한 문제점을 제주도에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백씨는 "음악을 했던 사람으로 상임지휘자 연임문제와 관련해 이해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들을 질문했는데, 담당 부서는 조례만을 내세우고 있다"며 제주교향악단 담당 부서와의 질의.답변 내용을 공개했다.

백씨가 의의를 제기한 부분은 한 지휘자가 14년이나 악단을 맡는다면 교향악단의 효용가치를 떨어뜨리고, 도민들이 즐길 수 있는 음악의 폭이 줄어든다는 점이었다.

그는 "교향악단의 모든 음악을 완성하고 변신시키는 것은 단원들의 실력도 있지만, 지휘자의 음악적 곡 해석과 풀이 그리고 음악을 만들어 내는 지휘자의 능력"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하지만, 14년동안 거의 변하지 않고 똑같은 스타일의 연주를 비슷하게 흉내내는 것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라고 지적했다.

백씨는 "교향악단의 연주때마다 평균 관중은 300~500명을 넘지 못하는 것으로 아는데, 이러한 문제는 도민들이 더 높은 수준의 공연을 기대하기 때문"이라며 "지휘자에 따라 음악도 달라지고 교향악단도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제주시 "조례상 문제없어"...연임 보완장치 글쎄?

이에 대해 제주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공공예술단의 운영은 어떤 사람의 생각과 판단 등으로 운영되는게 아니라 그 단체 설립 근거와 운영 전반에 대한 것들을 정한 조례에 따라 움직인다"고 답했다.

즉, 현재 재정된 조례상 상임지휘자의 연임은 특별한 하자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조례로 인해 제주교향악단의 경우 창립해인 1985년부터 단 두명의 지휘자만 거쳐갔다.

지난 8월 개정된 '교향악단을 포함한 도립예술단 운영조례'에 따르면 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는 임기 횟수에 제한없이 2년을 기준으로 평생 재위촉할 수 있다.

제주시는 이에 대한 보완장치로 '실적평가위원회'를 따로 신설해 지휘자의 재위촉이 타당한지에 대한 심사를 거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적평가위원회'에 참여하는 인사의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실적평가위원회가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이 이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음악계 인사는 "안그래도 좁은 제주에서 음악 직종에 종사하다보면 대부분 연이 닿게 된다"면서 "특히 지휘자급 지위를 갖고 있다면 음악계 내부에서는 탄탄한 인맥이 생길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위원회가 어떻게 구성됐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외부 인사를 불러오지 않는한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문제를 제기한 백씨도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의 실적을 평가한다면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이들이어야 하고, 당사자들에게도 명예스러운 일이 아니겠는가"라며 명단 공개를 요구했다.

하지만 제주시는 "구체적인 실명, 직함 등은 개인정보보호법, 도립예술단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과 사회 통념상 밝힐 수가 없으나 누구나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분야별 최고의 전문가가 심의에 나서고 있다"고 답했다.

# "다른 지역을 보세요" 하소연...'비어있는 악장'은 왜?

백씨는 성공적인 운영으로 손 꼽히는 광주시립교향악단의 예를 들었다. 광주시향은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며 현재까지 상당수의 관객수를 유지하고 있다.

백씨는 "광주시향의 겨우 1989년부터 현재까지 22년간 10명의 지휘자가 거쳐갔다"며 "이들은 기획력과 무대 수준이 떨어져서 지휘자를 바꿨겠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제주의 특수성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26년간 단 2명의 지휘자는 제주의 문화수준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광주뿐만 아니라 그외 다른 지역의 교향악단의 사례를 봐도 한명의 지휘자가 14년간 연임하는 유래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와함께 5년간 '악장'의 자리가 비어있다는 문제점도 제기됐다.

'악장'은 단원들과 지휘자와의 중간 위치에서 의사소통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 자리가 장기간 공석이 되면서 지휘자와 단원들간의 일방적인 소통체계가 만들어졌다는 점이 문제로 대두된다.

제주시는 "악장을 뽑기 위한 과정도 거쳤고, 현재는 악장의 역할을 각 파트 수석들이 맡고있다"고 답했지만, 음악계 내부에서는 수석들의 역할은 악장의 책임에 비할 바는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 "교향악단 변화가 필요하다" 시민 공감대 형성

문제점을 의식한 것은 음악계 내부뿐만이 아니다. 공연을 관람하는 일반 도민들 사이에서도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제주시민 송모씨는 "도립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는 왠만하면 관람하는 편인데, 2~3달에 한번씩 하는 정기 연주회마다 엊그제 느꼈던 느낌을 다시 받는다"며 "사실 현재 지휘자의 연주에 조금 식상했던 것이 솔직한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송씨는 "얼마전에 객원 지휘자로 나선 여성 지휘자의 연주는 압권이었다"며 "이제는 도민들을 위해서라도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시민 임모씨도 같은 심정을 토로했다.

임씨는 "객원 지휘자를 초청해 이뤄진 정기연주회는 올해 다녀본 연주 중 최고였다"며 "요새 미디어에 나오는 KBS교향악단의 지휘자 연임문제를 보고 있으면 왜 제주 교향악단은 다른가 의문이 생긴다"고 말했다.

클래식에 관심이 많아 도립교향악단의 공연을 자주 찾아간다는 김모씨는 "유명한 오케스트라 공연은 여러차례 관람하고 좋은 지휘자가 있다는 소문이 돌면 지방까지 가서도 관람을 하는 편인데, 왜 이런 연주를 제주에서는 볼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공연을 보면서 느낀 것은 '지휘자 한명이 바뀌면 저렇게 많은 것들이 바뀌는구나' 하는 것들이었다"며 "많은 예산을 들여 지휘자를 영입하는 것 같지만 그것으로 인한 문화적 창출의 이익은 그것을 몇십배나 뛰어넘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제주시는 현 지휘자에 대한 재위촉 여부가 올해 결정됨에 따라 이달 초 실적평가위 평가를 마쳤으며, 연말내로 재위촉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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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2개의 의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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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내, 2011-10-27 23:11:02    
심각하군요! 결국, 조례도 현지휘자를 종신지휘자로 만들기 위한 조례군요. 겉으로는 조례에 따라 한다고 하지만 정작 지휘자 측근들로 평가위원을 꾸려서 재위촉여부를 논하면 그만 아닌가요? 지나던 X 가 웃을 판이네요.
1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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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내내 2011-10-28 10:03:19    
키포인트!!!!밑줄쫙!!!당구장마크!!!
119.***.***.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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