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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물 켠 2억짜리 용역?, "설계변경 이유가 뭔가"

조승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1.10.31 16:18:13     

[시민의소리] 7개월 전 끝난 이중섭거리 간판정비사업, "문제 있다"<BR>서귀포시, 설계변경 후 9821만원 증액...시민 "공사내역서 공개하라"

6.25전쟁 당시 서귀포시에서 피난 생활을 하던 와중에도 예술사에 있어 업적을 남긴 화가 이중섭.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피난 당시 거주했던 일대 거리가 '이중섭 거리'로 지정됐다.

이중섭 거리가 서귀포시의 문화 예술 중심지가 되면서, 많은 예술 관련 상가가 들어섰고 간판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났다. 거리 미관을 헤친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에 서귀포시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거리 미관을 정비하는 차원에서 이중섭 거리 360m 구간에 4억7600만원을 투입, 상가 81곳의 간판 105개를 교체했다.

이중섭 거리는 간판 정비사업을 통해 새단장을 마쳤다.

그런데 사업 완료 7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이 사업에 문제가 있다는 잡음이 세어 나오고 있다.

# 용역비 2억원 들여놓고 설계변경은 왜 했을까?

서귀포시는 간판 교체에 앞서 지난 2009년 8월20일부터 지난해 2월20일까지 6개월 간 H진흥원에 '서귀포시 이중섭 거리 간판 디자인 개발 및 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했다.

이 용역은 이중섭 거리 상가별 간판 디자인 및 실측설계 등을 위한 것으로, 용역 결과에서는 이중섭 거리 간판의 적정 형태와 색상, 규격, 로고 등이 제시됐다.

투입된 용역비만 1억9800만원.

2억원에 가까운 용역비를 들여 제시된 용역 결과를 토대로 지난해 10월20일 공사가 착공됐지만, 1개월도 안된 11월18일 설계가 대폭 변경된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 기한도 당초 올해 1월23일 완료될 예정이었으나, 2월19일까지로 연장됐다.

또 설계를 변경하면서는 당초 사업 예산보다 9821만원이 증액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공사계약금액은 최초 3억6652만원에서 4억6473만원으로 증액됐다.

   
간판 정비사업이 완료된 이중섭 거리. <헤드라인제주>
   
간판 정비사업이 완료된 이중섭 거리. <헤드라인제주>

# 문제제기 시민 "간판정비 사업에 의혹...떳떳하다면 정보 공개하라"

이같은 일련의 과정에 대해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는 잡음이 나오고 있다.

서귀포시민 조창윤씨는 제주도청 인터넷 신문고에 실명을 적시해 이같은 내용을 지적하며, 설계변경에 따른 공사내역서를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조씨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보(공사내역서) 공개를 요구했으나, 서귀포시에서 공개한 자료는 정보공개결정 통지, 설계변경 사유서, 준공내역서, 공사원가 계산서 등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귀포시가 공개한 설계변경 사유서에는 설계변경 증감일일대비표가 있어야 하지만, 물량 산출서, 물량 증감표, 일일 대가표 등 중요한 내용이 빠져 있는 껍데기 뿐인 자료를 공개했다"고 지적했다.

설계변경이 특별한 사유 없이 공사업자의 요구에 의해서 이뤄졌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조씨는 "공사업자가 허술한 내용으로 설계변경을 요구하면 9821만원을 증액해주면서 설계변경을 받아들일 수 있느냐"며 "공무원 개인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라면 그렇게 쉽게 설계변경을 해줄 수 있는 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공무원 개인 돈이 아니라고 그렇게 업무를 처리하면 되느냐"며 "국민의 혈세는 개인 돈보다 더 아끼고 꼭 필요한 곳에 사용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으면서 공사내역서를 공개해줄 것을 요구했다.

# 서귀포시 "설계변경은 공사업자 아닌 상가주인 요구 때문"
 
이에 서귀포시는 특정 업자의 요구에 따라 설계변경을 한 것이 아니고, 인근 상가주인의 요구에 따른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설계변경이 이뤄진 것은 맞지만, 이는 (조씨가 주장하는) 업자 요구가 아니다"면서 "공사 과정에서 상가주인들이 간판 크기가 작다고 크게 해줄 것을 요구해 크게 만들다 보니 설계가 변경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씨의 공사내역서 공개 청구와 관련해서는, "(조씨가) 정보공개를 청구할 때 세부적인 내용을 써서 요구했으면 (자료를) 줬을 텐데, 공사내역서만 달라고 하니까 총괄적인 것을 줬다"며 "앞으로 공개를 요구해 오면 요구에 응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서귀포시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2억원 짜리 용역을 해놓고도 9800만원을 증액하는 것은 헛물을 켰다는 비판을 피하기 쉽지 않아 보여, 세부적인 정보공개 요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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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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