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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럼비 지키자" 전국시민행동...강정포구서 충돌

김두영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2.03.17 19:32:37     

제9차 해군기지 백지화 전국시민행동..."공사중단해라"
경찰, 강정포구 봉쇄...바다에 카약 띄우자 해경 저지 '충돌'

제주해군기지 공사중단과 서귀포시 강정 구럼비 발파 중단을 촉구하는 '제9차 제주해군기지 백지화 전국시민행동의 날'행사가 17일 서귀포시 강정마을 일대에서 진행된 가운데 또 다시 경찰과 주민간 충돌이 발생했다.

'지키자 구럼비! 힘내라 강정'이라는 주제로 이날 오후 3시 30분 강정천 옆 체육공원 주차장에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전국 각지에서 강정을 방문한 350여명의 시민들이 함께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김규복 녹색연합 공동대표와 정연순 민변 변호사, 박래군 인권재단사람 상임이사,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 김영주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NCCK 총무), 남부원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의장, 김금옥.권미혁 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지영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이태호 해군기지 저지 전국대책회의 집행위원장, 윤기돈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이상덕 대전충남녹색연합 공동대표와 양흥모 사무처장 등도 참여했다.

   
제9차 해군기지 백지화 전국시민행동. <헤드라인제주>
   
강정포구로 행진을 벌이고 있는 행사 참가자들. <헤드라인제주>
   
평화대행진 과정에서 해군기지 펜스에 페인트가 담긴 계란을 던지는 퍼포먼스가 벌어졌다. <헤드라인제주>
   
페인트가 들어있는 달걀을 맞은 펜스. <헤드라인제주>
이들은 약 2시간가량 문화제를 가진 후 오후 5시 20분부터 강정포구로 이동하는 '펜스를 걷어라 평화대행진'을 시작했다.

평화대행진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해군기지 공사현장 펜스에 페인트를 담은 계란을 던지는 퍼포먼스를 갖기도 했다.

문제는 포구에서 발생했다.

약 30분간의 행진 끝에 강정포구에 도착한 행사 참가자들은 구럼비를 직접 눈으로 보기 위해 동방파제로 향했다. 그러나 행사 참가자들의 공사현장 진입을 우려한 경찰에 의해 중간에 저지당했다.

경찰은 전의경 대원 수백명을 강정포구에 배치해 동방파제로 진입하는 포구를 봉쇄했고, 행사 참가자들은 "평화적으로 하는 행진을 왜 막느냐면서 거세게 항의했다.

행사 참가자들은 공사현장과 구럼비 해안에 들어가지 않고 동방파제에서 구럼비를 보기만 할테니 길을 열어줄 것을 요구했지만 경찰은 이를 거부했고, 한동안 실랑이 끝에 결국 몸싸움이 발생했다.

경찰은 강정주민들이 카약을 모아놓은 컨테이너 창고 앞에서 스크럼을 짜고 행사 참가자들의 진입을 막았고, 행사참가자들은 길을 터 줄 것을 호소하면서 몸으로 경찰을 밀어붙였다.

거센 충돌 과정에서 밀린 한 행사 참가자는 바다에 빠지기도 했다.

충돌이 발생하기 전 일부 행사 참가자들은 동방파제가 아닌 경찰이 배치되지 않은 서방파제로 이동, 미리 준비한 카약을 이용해 강정포구 앞바다로 나서 해상시위를 전개했다.

16명의 행사 참가자들은 카약 10여대에 나눠타고 바다로 나섰고, 2명의 참가자는 카약에 타지 않고 맨몸으로 바다에 뛰어들었다.

이들이 바다에 나서는 것을 본 해경은 즉시 대원들을 투입, 행사 참가자들이 포구를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저지하는 한편, 강정포구 선착장으로 유도해 뭍으로 올라가도록 했다.

그러나 강정포구에 배치된 경찰로 인해 바다에서 뭍으로 올라온 행사 참가자들이 고립되자 경찰과 대치 중이던 다른 참가자들은 "왜 아무런 잘못도 저지르지 않은 참가자들을 고립시키느냐"면서 또다시 거세게 항의했고, 결국 경찰이 뒤로 물러선 후에야 상황이 진정됐다.

   
강정포구에서 경찰과 행사참가자들이 충돌했다. <헤드라인제주>
   
강정포구에서 경찰과 행사참가자들이 충돌했다. <헤드라인제주>
   
강정포구에서 경찰과 행사참가자들이 충돌했다. <헤드라인제주>
   
강정포구에서 카약을 바다에 띄우고 있는 행사 참가자들. <헤드라인제주>
   
강정포구에서 카약을 바다에 띄우고 있는 행사 참가자들. <헤드라인제주>
   
강정포구에서 카약을 바다에 띄운 행사참가자들이 해경에 의해 저지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 강동균 "갈등 조장하는 해적은 필요 없다...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

앞서 진행된 문화제에서는 앞치마 밴드, 제주어 가수 최상돈씨, 가수 은희 등의 공연과 함께 참가자들의 다양한 발언이 이어졌다.

인사말에 나선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은 "우리나라에는 국민의 안녕과 질서를 지키는 해군이 필요하지 갈등을 조장하는 해적은 필요 없다"면서 제주해군기지 건설 백지화를 촉구했다.

우선 강 회장은 전날 정부당국자와의 면담 내용에 대해 언급했다. 강 회장은 "어제 정부당국자와의 면담에서 우리가 5년간 무수히 외쳤던 공사의 불법성과 인권유린, 부당성에 대해 3시간 가량 호소했지만 결국 우리만 떠든 꼴이 됐다"며 "정부당국자들은 우리의 주장에 대해 어느정도 수긍을 하면서도 공사는 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정부당국자들도 해군기지의 정당성이나 왜 건설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말을 못했다"면서 "처음에 소통을 이야기하더니 결국 불통이 됐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어제 면담이 진행되는 동안 도청 앞에서는 범5개 종단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는데 그동안 외로운 싸움이었던 해군기지 문제가 이제 세계적인 문제가 됐다"면서 "연예계와 종교계에서도 지속적으로 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부당성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정부는 계속 불통이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안보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안정과 질서가 더 중요한 것"이라면서 "국민의 안녕과 질서를 지키는 해군이 필요하지 갈등을 조장하는 해적은 필요 없다. 절대 물러서지 않고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피력했다.

해군기지 건설에 대해 항의하다 연행된 후 출국명령을 받은 영국 출신 평화활동가 엔지 젤터가 발언에 나섰다.

그는 "미군기지를 무너뜨리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권리이자 의무이기 때문에 내가 철조망을 자르고 구럼비 해안에 들어간 것은 위법이 될 수 없다"면서 "우리는 구럼비 해안에 들어가 평화롭게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우리의 뜻을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제주가 평화의 섬으로 지정된 것은 과거 4.3이라는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으로 그래서 현재 강정에서 진행되는 비폭력 투쟁이 세계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라며 "지금 런던의 한국대사관 앞에서 해군기지 공사중단을 요구하는 시위가 진행되고 있고, 제가 돌아가면 더욱 대규모의 집회를 조직하겠다"고 밝혔다.

엔지 젤터는 "그리고 저는 한국으로 돌아와 재판에서 당당히 구럼비 바위에 들어간 정당성을 밝히겠다. 반드시 다시 제주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모든 일정을 마무리한 행사 참가자들은 오후 7시부터 강정포구 강정어촌계 공동작업장 옆에서 해군기지 백지화 촉구 촛불문화제를 가졌다. <헤드라인제주>

   
강정천 옆 체육공원 주차장에서 제9차 해군기지 백지화 전국시민행동이 진행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9차 해군기지 백지화 전국시민행동에서 앞치마 밴드가 공연을 하고 있다.
   
제9차 해군기지 백지화 전국시민행동에서 가수 은희가 공연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9차 해군기지 백지화 전국시민행동에 참가한 아이들. <헤드라인제주>
   
제9차 해군기지 백지화 전국시민행동에 참가한 아이들. <헤드라인제주>
   
강동균 강정마을회장. <헤드라인제주>
   
영국 출신 평화운동가 엔지 젤터.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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