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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주기 4.3 전야제, "그해 여름처럼, 바람이 분다"

조승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2.04.01 17:53:06     

2일 오후 6시30분, 문예회관 대극장 "64년 속으로"

"님 가시는 길은
낮엔 내난(연기나는) 집 향기 맡으며,
밤엔 불싼(불이 켜진) 곳을 더듬어 찾아가는
저승가는 길, 이승이 끝나는 지점
황량하고, 쓸쓸하고, 허망하게 너른 황무지,
미여지벵뒤 가시낭에 버려두고 간 슬픔의 무게
당신의 피묻은 혼적삼, 진녹색 저고리와 연반물 치마
4.3에 죽은 누이의 혼적삼을 걷우며 고하노니,
영혼이여, 오늘은 실컷 울엉 갑서."
- 문무병 시인의 4.3주제시 中

한국 근현대사의 최대 비극인 제주4.3 64주기를 맞아 2일 4.3 전야제가 장엄하게 마련된다.

올해 4.3 전야제의 주제는 '그해 여름처럼, 바람이 분다'.

제64주년 제주4.3사건희생자 위령제 봉행위원회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제주도지회(이하 제주민예총)이 주관하는 이번 전야제는의 이 작품은 '역사 집중놓기'로 문제를 제기하고, '역사 진실찾기'로 결론을 내리고 있다.

1부 '그해-역사집줄놓기의 서(序)'에서는 풍물굿패 신나락의 삼석울림과 주제영상 '연유닦음'으로, 현재 제주가 처한 '평화의 섬' 위기상황을 보여준다.

단절된 공간, 단절된 섬, 그러나 평화를 향한 그리움을 표현한다.

최근 제주해군기지 반대운동을 펼치다 출국명령을 받고 영국으로 돌아간 평화운동가 엔지 젤터의 평화메시지를 통해 강정마을 상황도 전해진다.

2부 '여름-뜨거운 만남, 아름다운 이별'에서는 제주민예총의 공연과 시낭송, 진혼무 등을 통해 이승과 저승 사이에 존재하는 인간의 인연의 끈을 내려놓는 마지막 장소인 '미어지 벵뒤'에서의 뜨거운 눈물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이별을 표현한다.

3부 '역사진실찾기의 본(本)' 에서는 64년 전 외롭던 섬은 오늘 외로운 마을을 낳았고, 외면되고 무시당하던 단절의 역사는 반복되는가 라는 문제를 제기하며, 역사의 진실찾기를 통해 영령들의 희생을 위로한다.

초대가수 이정미씨의 공연과 100인 시민합창단의 '평화대합창'을 통해 평화의 섬을 향한 꿈이 이뤄지는 그럼 바람을 노래하게 된다.

"지난 4년간은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는 반동의 시대였다. 제주4.3 또한 다시 부정 당하는 시대였다.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는 변화의 시대인 2012년 올 전야제는 이런 역사퇴행의 현상들에 대한 분노이며, 절규로서 '역사 진실찾기' 보다 더 어려운 역사 지키기의 일환으로 준비됐다."

제주민예총은 오는 4월 1일 오후 5시 제주시청 상징탑 앞에서 4.3 64주년 기념 전야제 사업의 일환으로 길거리 홍보 공연을 가졌다.

공연에서는 뮤지선 황보령과 강정마을에서 제주해군기지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는 평화활동가들로 구성된 신짜꽃밴, 유타카 우미세토 제주4.3을 생각하는 모임 한라산회 회장의 공연이 선보였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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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