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가 강정평화 대행진
제주도 동서 일주를 하는 뜻은
안으로는, 제주의 자존을 지켜내고
밖으로는, 세계의 평화를 일구기 위함이니
의로운 자 창의의 깃발을 들어라!
동진 장두 강동균을 위시로
강정에서 남원, 표선, 성산, 구좌, 조천을 거쳐 제주시로
서진 장두 고권일을 위시로
강정에서 중문, 대정, 안덕, 한림, 애월을 거쳐 제주시로
구름은 비를 부르고
비는 바람을 부르고
바람은 파도를 불러
온갖 궂은 것들 싹 갈아엎듯이
동진 서진에서
사람이 사람을 불러 제주시 탑동에서
생명과 평화로 하나가 되는
그 일만인 염원의 위력으로
창의의 깃발 높이 들어라!
신축년 이재수 항쟁 시절 구름처럼 일어섰던 것처럼
일제 강점기 시절 대일항쟁의 깃발 바람에 나부꼈듯이
무자기축년 4.3시절 단선단정 반대 해방통일의 귈기 휘날렸듯이
가장 작은 고을, 여기 강정에서부터 다시
생명평화의 새 물결 해일처럼 일어날 것이니
온갖 탄압과 유린과 침탈이 자행되는
가장 아픈 마을, 여기 강정에서부터 다시 비롯될 것이니
오늘의 사발통문,
해군기지를 폐하고
평화기지를 취하라!
<시인 김경훈>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4.3이야기, 현시대의 시사문제, 책을 읽은 후의 느낌,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생각 등을 시(詩)를 통해 세상을 들여다봅니다. 프로필. 1962년 제주에서 태어났고 제주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시집으로 「우아한 막창」,「운동부족」, 「한라산의 겨울」, 「고운 아이 다 죽고」,「삼돌이네집」, 「눈물 밥 한숨 잉걸」이 있고 마당극대본집으로 「살짜기옵서예」가 있다. 제주 4.3 일본어 시집 「불복종의 한라산」도 최근 출간했다. 제주MBC 라디오 제주4.3 드라마 10부작「한라산」을 집필했다. 제주4.3 연구서인 「잃어버린 마을을 찾아서」와 「그늘 속의 4.3」, 「무덤에서 살아나온 4.3수형인들」을 공동집필했다. 현재 제주4.3사업소에서 일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