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올림픽'이라 불리는 2012 제주 세계자연보전총회(WCC)가 6일부터 열흘 일정으로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내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친환경'과 거리가 먼 모습들이 표출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WCC는 이번 총회를 '친환경 총회'로 만들기 위해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물론, 옥상 녹화사업을 통해 자연친화적인 회의 공간을 조성했다.
또 종이 사용을 줄이기 위해 모바일 웹을 구축하고 태블릿 PC, 노트북을 통해 총회 정보를 공유하도록 하고 있다.
주요 행사장 입구인 컨벤션센터 3층에는 태양광발전 등을 통해 절감한 에너지 사용량을 금액으로 표시하면서 친환경 행사임을 알리고 있다.
친환경 총회를 구현을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그러나 2%가 부족하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코카콜라 페트병이 나뉭굴면서 '친환경' 표방과는 언밸런스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휴게 테이블이나 벤치 등에는 코카콜라 페트병이 어김없이 눈에 띈다.
행사장 내에 왜 코카콜라 병들이 이토록 많은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WCC조직위원회가 코카콜라를 이번 총회의 공식 스파클링음료로 후원받았기 때문이다.
이번 총회장에 투입된 코카콜라 음료의 양은 300ml 들이 약 2만병.
이 엄청난 양의 코카콜라가 행사장 내에 반입되면서 곳곳에는 코카콜라를 잔뜩 진열해 놓은 냉장고가 들어서 있다.
WCC 행사장에 공식후원음료인 코카콜라 2만병이 지원됐다. <헤드라인제주> |
WCC 행사장 곳곳에 진열된 코카콜라. <헤드라인제주> |
자원봉사자들이 총회 참가자들에게 이 음료들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데, 음료를 이용하고 남은 페트병을 버릴 재활용 쓰레기통이 잘 마련돼 있지 않아 바닥 등에 그대로 두고 가버리기 일쑤다.
이와함께 친환경과는 걸맞지 않는 일회용 제품들의 등장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미디어센터 등에는 커피 등을 제공하기 위해 종이컵이 배치돼 있어 적지않은 일회용품 쓰레기들이 배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프레스센터에는 1회용 커피 머신이 놓여 있는데, 대부분 일회용 컵으로 제공되고 있다. 주최측에서 제공한 머그컵을 사용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미디어센터에 설치된 커피머신과 일회용 종이컵. <헤드라인제주> |
WCC 준비팀의 한 관계자는 "코카콜라는 이번 총회의 공식 후원음료로, 2만병을 지원받아 제공하고 있고 자원봉사자를 통해 마시고 난 빈병은 깔끔하게 처리하고 있으나 제때 치워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코카콜라의 병은 '플랜트보틀(PlantBottle)'로, 100%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기존 페트 수지의 약 30% 가량을 식물성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 이고 궁극적으로 탄소배출의 감소를 유도하는 환경을 생각하는 친환경 페트 용기"라고 말했다.
코카콜라 용기가 친환경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WCC의 총회에서 곳곳에서 나뒹그는 코카콜라병과 일회용 종이컵 등은 '친환경 총회'와는 상당히 언밸런스한 점으로 꼽히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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