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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면치레 지역문화...이건 아주 나쁜 사회"

박성우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3.01.15 11:52:47     

우근민 지사, 고용센터 방문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 언급
구직자 적극적 대처 주문 "나도 아파트 관리소장 하려했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15일 제주지역 고용시장의 고질병인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를 언급하며, 구직자들 스스로 적극적인 해결의지를 가질 것을 당부했다.

특히 좁은 지역사회의 특성상 '체면'을 차리는 문화로 인해 고용시장이 얼어붙었다며, 이에 대한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우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 취업 지원기관인 제주특별자치도고용센터를 방문해 직업상담.실업급여 창구 등에서 관계 직원, 민원인들의 의견을 전해듣고 자신의 '직업관'을 피력했다.

   
제주특별자치도고용센터를 방문해 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는 우근민 제주지사.<헤드라인제주>
   
제주특별자치도고용센터를 방문해 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는 우근민 제주지사.<헤드라인제주>

우 지사는 "제주에 좋은 기업도 많아야 하겠지만 구직자들의 눈높이가 너무 높다는 것도 고민"이라며 고학력 인플레이션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여기 와서도 민원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려 하는데 카메라를 찍으니까 혹시 어디 나올까봐 피하기 바쁘다"며 "이런건 아주 나쁜 사회"라고 말했다.

우 지사는 "지역이 너무 좁다보니 '저 친구가 나하고 같이 학교 나온 친구인데 일이 잘 안되서 고용센터에 가는구나'라는 사람이 있을까봐 걱정을 하게 된다"며 "체면 문화가 전국에서 최고"라고 말했다.

이어 "구직자들이 현실하고 부딪혀서 일단 일 할 자리를 구해야 하는데 이런 문화 때문에 구인.구직이 잘 되지 않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 해결을 위해 인식의 변화가 필요함을 강조한 대목이다.

이 과정에서 우 지사는 과거 자신의 사례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우 지사는 "나도 고등학교 때 학생회장도 했고 장학금도 받았지만 집안이 어려워 논밭에서 자갈을 주워 일당을 받는 노동을 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또 "예전에 지사를 그만두고 아파트 관리소장을 해볼까 하는 생각도 했다"며 "지금 연금을 받는 사람이지만 예전에는 재판을 하는 과정에서 돈이 많이 들어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우 지사는 "굳이 내가 아니라도 도지사 출신, 정부 차관 출신 등이 아파트 관리소장을 맡으면서 아이들의 등굣길을 지켜주고 관리를 잘하면 지역사회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고 피력했다.

   
제주특별자치도고용센터를 방문해 관계자와 민원인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는 우근민 제주지사.<헤드라인제주>

   
우근민 제주지사가 고용지원센터 관계자를 격려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 "고용시장 살리기 최우선...제주에 맞는 정책개발 필요"

우 지사는 "실용 수당 등 소극적인 방식으로는 이겨낼 수 없다"며 "제주의 특성이 뭔지 찾아내서 제주도에 맞는 정책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계 직원들과의 면담 중에는 여러 사례가 언급되기도 했다.

우 지사는 "베이비 부머 세대인 50~60대 중 전문직에 종사했던 사람들이 제주에 내려와서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을 전수해주면 그만큼 기업들이 도움을 받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우 지사는 "이런 사람들을 고용하는데 기업이 부담스러워 하면 제주도에서 1~2년이라도 일정 부분 지원해줘서 전문지식을 전수 받고, 기업의 매출이 올라가면 더 이득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또 한 어선주가 선원을 구하는게 어려워 외국인 노동자들을 고용하려 왔다고 하소연하자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의 이주민을 고용센터에 배치해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게 할 것을 주문했다.

우 지사는 "중국도 다녀오고 했지만 올해 도정업무를 시작하고 외부에 나온 것은 고용센터가 가장 처음"이라며 "그만큼 고용시장이 살아나는게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민생추진기획단 등을 새로 신설한 것도 이 때문"이라며 "직접 현장에서의 목소리를 전해듣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우 지사는 이날 오후 2시에는 제주신용보증재단을 방문, 업무보고를 받고 "찾아오는 사람들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확인해 신용보증재단의 리스크가 있어도 도민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우 지사는 "예전에 김대중 정부가 IT지원을 하면서 5%만 성공하면 IT강국이 된다고 지원하던 것 처럼 민생을 고려한 차원에서 일을 처리하라"고 주문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특별자치도고용센터를 방문해 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는 우근민 제주지사.<헤드라인제주>

   
제주특별자치도고용센터를 방문해 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는 우근민 제주지사.<헤드라인제주>
   
15일 제주신용보증재단을 방문한 우근민 제주지사. <헤드라인제주>

   
제주특별자치도고용센터를 방문해 민원인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는 우근민 제주지사.<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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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headlinejeju@headlineje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