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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항 지하수 '조건부 통과'...어떤 계산일까?

윤철수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3.02.26 18:08:35     

지하수 증산 동의안 수정의결, '묘수'인가, '악수'인가
증량 규모 줄이고, 부대의견은 '빵빵'?...도민사회 반응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한국공항(주)의 지하수 증산 문제는 결국 도민사회 분위기와 한국공항측 입장을 고려한 '절충안'의 내용으로 해 결론이 지어졌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하민철)는 이날 '한국공항(주) 지하수 개발이용시설 변경허가 동의안'을 재상정해 장시간 논의 끝에 오후 5시께 '부대의견'을 달아 수정 의결했다.

지난해 6월과 12월 두차례에 걸쳐 '심사보류'됐던 장기적 논란거리가 일단 매듭을 짓게 된 셈이다.

   
한국공항(주)의 지하수 증산 동의안을 심의하고 있는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헤드라인제주>

   
하민철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 <헤드라인제주>

 

이날 심의 때까지만 하더라도 '조건부 통과'는 예상치 못했던 결과였다.

지난해 '심사 보류' 때와 비교해 크게 상황이 달라진 것이 없는데다, 의원들의 반응도 냉랭했기 때문이다. 심의에서 의원들은 한국공항측을 힐책하는 발언이 이어지면서 부정적 기류가 크게 형성됐다.

도민사회에서도 찬반의견이 적지 않게 표출됐다. 시민사회단체와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해서는 강력한 '부동의'를 촉구하고 나선 반면, 제주상공회의소와 일부 지역단체에서는 동의를 촉구하기도 했다.

조건부 통과의 결론은 1시간 여에 걸친 동의안 처리방안 논의 과정에서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절충안'이 논의되기 시작했고, 이 결과 수정 의결안이 만들어졌다.

도의회의 이번 동의안 수정의결안은 도민사회나 한국공항측 입장을 상당히 의식한 결과물로 볼 수 있다.

동의안 처리내용을 보면, 우선 통과를 시켜주면서도 '원안'이 아니라 상당부분 '수정'된 점이 눈에 띈다.

당초 한국공항은 '제주퓨어워터'의 생산.판매를 위해 지하수 취수량을 현행 1일 100톤(월 3000톤)에서 1일 200톤(월 6000톤)으로 증량하는 안을 제시했으나, 도의회는 1일 120톤(월 3600톤) 규모로 수정해 의결했다.

결과적으로 1일 20톤, 한달 600톤의 물량에 대한 추가 증량을 허용한 것이다.

이 규모의 증량을 허용하면서도 '조건'이 제시됐다.

항공기 좌석난 해결을 비롯해 △장학제도 확대 추진 △제주 농축수산물 수송 물량 확대를 위한 항공화물 중형기 투입 △도민 항공료 할인 확대 등을 부대조건으로 제시한 것이다.

또 총 취수허가량 월 3600톤 중 일반 판매는 불가하고, 총량의 4% 범위 내에서 통신 판매만을 허용하는 것으로 한정시켰다.

뿐만 아니라 '부대의견'도 세세하게 덧붙여졌다. 대한항공이 제주를 위해 사회공헌 사업을 좀더 활발히 하라는 의미다.

제시된 부대의견 내용을 보면 △농수축산물 유통 활성화를 위한 화물공급 항공기 확대 운영 △항공노선은 제주도민의 대중교통이므로 주중 및 주말 제주도민 항공료 인하 △제주지역 위급 환자 수송시 환자 및 보호자 항공료 인하 등이 명시됐다.

또 기내 식사용으로 제주지역 친환경 농수축산물 구매 협약을 체결할 것과, 제주지역 인재육성을 위한 지역인재육성장학 재단 설립 운영할 것도 주문했다.

대항항공 면세점 봉투(비닐) 및 비행기내 잡지를 활용한 유네스코 3관왕 제주, 세계7대 경관 제주 및 제주삼다수 홍보 등 제주 홍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추진할 것도 제시했다.

항공기 정치장 제주등록 확대 등도 부대의견으로 제시했다.

회의가 끝난 후 하민철 위원장은 "취수량의 증량을 최소한으로 허용해주면서 제주가 얻을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얻자는 의미에서 이 절충안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이 정도 내용이면 도민사회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이번 조건부 동의안은 도민사회나 한국공항 양측을 모두 의식해 만들어진 결과물인 것이다.

도의회에서는 이번 수정의결로 제주 입장에서는 1일 20톤 수준의 최소한도의 증량동의를 해주는 대신, 항공좌석 문제나 도민할인문제 등 얻을 수 있는 실리는 최대한 얻었다는 계산이다.

한국공항측 입장에서는 최악의 결과인 '부결'이 아니라 수정 의결로 해서 명분을 만들어줬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부대조건의 이행정도와 지역사회 공헌사업의 정도 등을 지켜보면서 추가적으로 증량을 해줄 수도 있음을 암시케 한 대목으로도 볼 수 있다.

규모가 얼마가 됐든, 이번 증량 동의안 수정의결이 앞으로 한국공항의 지하수 취수량을 늘려갈 수 있게 한 발판을 마련해준 것이라는 시각이 표출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벌써  '장고(長考) 끝 묘수'가 아니라 '악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가결이냐, 부결이냐의 양자택일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이번 동의안 심사가 이러한 절충안으로 결론이 나면서, 도민사회에서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주목된다. <헤드라인제주>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주)한국공항 지하수 증량 동의안' 수정 가결 내용.

한국공항주식회사 지하수 개발.이용시설 변경허가 동의안에 대해서는 항공기 좌석난 해결, 장학제도 확대 추진, 제주 농축수산물 수송 물량 확대를 위한 항공화물 중형기 투입, 도민 항공료 할인 확대 등 기타 제시된 사항을 부대조건을 이행하도록 하는 조건으로 1일 20톤(월 600톤) 증량하는 것으로 하며, 총 취수허가량 월 3,600톤 중 일반 판매는 불가하고 총량의 4% 범위 내에서 통신 판매만을 허용하는 것으로 하여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제출한 것에 대하여 수정 가결할 것을 동의함.


<부대의견>

○ 공내 TV 검층 관련
   - 감시정에 대한 공내 TV검층 결과 3호공의 경우 공저에 암편으로 검층이 중단되어 계속적인 모티터링을 실시하고 이에 대한 원인을 규명할 것.

○ 감시정의 수위조사 관련
   - 3개의 감시정에 대한 수위조사 결과 전체적으로 수위변화폭이 다소 크게 나타나고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원인분석을 실시 할 것.

○ 물수지 분석 관련
   - 물수지 분석에 있어서 최근 3년간의 관측자료를 가지고 예측하고 있어, 미계측된 과거 수문자료를 조사 분석하여 매개변수를 추정하여 10년간의 물수지 분석에 대하여 재평가해야 할 것임.
 
○ 지하수 관측공 관련
   - 기존 지하수 관측공인 경우 취수정과 50m 정도 거리에 근접하고 있어 지하수 증산에 따른 취수정 상하류의 지하수위, 지하수 유동 및 수질특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광역관측공을 취수정 상류 및 하류에 1개소씩 2개소 설치 할 것

○ 1일 20톤(월 600톤) 증량하는 것으로 하며, 총 취수허가량 월 3,600톤 중 일반 판매는 불가하고 총량의 4% 범위 내에서 통신 판매만을 허용

○ 제주지역사회 공헌
  - 농수축산물 유통 활성화를 위한 화물공급 항공기 확대 운영
  - 항공노선은 제주도민의 대중교통이므로 주중 및 주말 제주도민 항공료 인하
  - 제주지역 위급 환자 수송시 환자 및 보호자 항공료 인하
  - 기내 식사용으로 제주지역 친환경 농수축산물 구매 협약 체결
  - 제주지역 인재육성을 위한 지역인재육성장학 재단 설립 운영
  - 대항항공 면세점 봉투(비닐) 및 비행기내 잡지를 활용한 유네스코 3관왕 제주, 세계7대 경관 제주 및 제주삼다수 홍보 등 제주 홍보 마케팅 전략 수립 추진
  - 항공기 정치장 제주등록 확대
  - 항공기 좌석난 적극 해결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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