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장애인 전용 차량인데"...서러운 '도우미견'

박성우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3.07.18 14:20:09     

[시민의소리] "털 빠져서 안돼" 장애인차량 도우미견 홀대
교통약자센터 "뒷 승객 고려한 협조 요청일 뿐...거부 아냐"

제주지역 1급 지체장애인 강모씨는 최근 장애인 전용 차량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언짢은 일을 겪어야만 했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위한 운송수단으로 만들어졌음에도 정작 장애인들의 실상을 이해하지 못하는 처사 탓이다.

18일 오전 약속이 잡혀 '제주도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로 예약문의를 한 강씨.

평소에는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활동보조인의 차량을 주로 이용해왔지만, 이날만큼은 사정이 여의치 않아 교통약자센터의 도움을 구해야 했다.

보통 하루 전에 예약을 해야 하지만, 다행히 센터측은 강씨의 예약을 접수했다.

그런데, 센터측은 강씨와 동행하는 '도우미견'을 태우기가 곤란하다고 말했다. 도우미견의 털이 빠지면 뒤에 타는 승객에게 불편을 끼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센터측의 답변에 강씨는 "받아들이기 무척이나 어렵고 혼란스러운 일"이라고 토로했다.

강씨는 "승객을 가려 태운다면 일반 기업이 이윤추구를 위해 장애인의 출입과 이용을 제한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런 말은 영업용 택시기사나 할 수 있는 말"이라며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를 이용하는 것은 그런 부당함에서 출발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적어도 장애인 전용 차량이라면 해당 장애인의 여건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태어날 때부터 근육병을 앓아온 강씨는 도우미견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물건을 떨어뜨리면 대신 집어주기도 하고, 멀리있는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직접 버려주기도 하는 등 강씨의 손발이 되어왔다.

강씨는 "비를 맞은 승객을 태우지 않으려고 도망가는 영업용 택시 차량과 오르내리는 데 시간과 주의를 기울이여야 한다는 이유로 노인분들을 버리고 줄행랑치는 버스가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와 다른 것이 무어냐"고 따져물었다.

무엇보다도 이 같은 문제가 전국적으로 종종 발생하고 있음에도 '유야무야' 넘어간다는 점도 울분을 터뜨리기에 충분했다.

강씨는 "장애인에 대한 승차거부나 도우미견에 대한 승차거부가 타지역에서도 종종 발생하고 있는데, 결국에 그 일로 인한 피해자는 장애인 당사자일뿐 결과는 달라지는 게 없다"고 호소했다.

그는 "태울 수 있는 승객과 태우지 못할 승객을 취사선택하는 이런 상식밖의 일은 다시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교통약자지원센터 관계자는 "탑승을 거부하거나 한 것이 아니고 도우미견의 털을 날리지 않는 방법을 찾아달라고 협조를 요청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도우미견을 태우면 안된다는 취지가 아닌 개에게 옷을 입히는 등의 방안을 요청했다는 것.

이 관계자는 "이전에도 (장애인 전용)차량을 이용하시던 분이었다. 도우미견의 탑승을 거부하거나 그랬던 적은 없다. 다만, 뒤에 타는 분들이 항의하는 것 때문에 협조를 구했다"고 말했다.

특히 "장애인 전용 차량의 예약이 빠듯해 다음 이용자가 기다리고 있어 청소할 시간이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당사자에게도 연락을 하고 이해를 구했다. 다음부터는 이 같은 과정에서 불쾌한 감정이 오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시민의 소리>는 행정기관에 제기된 민원이나, 독자들의 제보를 중심으로 작성됩니다.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박성우 headlinejeju@headlineje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