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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억 삭감해 '증액잔치'...계수조정 도 넘었다

윤철수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3.12.05 20:01:54     

도의회 상임위 계수조정, 역대 최고 417억 증액 재편성
예비비 등까지 손대며 '잔치판'...새해예산 '누더기' 우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마지막 예산심사에서 '400억원'대의 화려한 증액 잔치를 벌여 눈총을 받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5일까지 상임위원회별 계수조정 결과를 집계한 결과 삭감규모는 총 417억4441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임위원회별로는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김용범) 47억1736만원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하민철) 115억8100만원 △문화관광위원회(위원장 안동우) 94억2900만원 △농수축지식산업위원회(위원장 김희현) 107억8550만원 △복지안전위원회(위원장 신영근) 52억3155만원이다.

이같은 삭감액은 도의회 역대 최대 규모로, 제9대 도의회 후반기 들어 크게 늘었다.

가장 극심했던 것으로 평가됐던 지난해의 경우 상임위원회 삭감액은 290억원이었다. 올해에는 지난해 보다도 120억원 가량 더 늘어난 것이다.

이번에 삭감된 예산에서는 선심성 혹은 과다편성 등 일부 논란이 빚는 사업비 등이 일부 포함돼 있으나, 법정전출금이나 공무원 건강검진비, 심지어 예비비까지 삭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삭감을 해야 할 명분이 있었다기 보다는 의원들이 지역구나 관련 민간단체 등으로부터 요청받은 사업예산을 신규로 증액 편성하기 위해 '희생양'으로 삼아 삭감시켰다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 행자위 계수조정, '예비비'까지 삭감한 명분은?

행정자치위원회에서는 규모가 비교적 큰 '덩어리 예산'을 중심으로 해 삭감한 흔적이 역력했다.

이를테면 내년 7월까지 반드시 납부해야 할 법정전출금인 학교토지매입비의 2차 중도금 35억원(총납입액 45억)의 경우 납득할 만한 설명도 없이 12억원을 삭감했다. 올해 제2회 추경안을 통해 10억원을 추가로 확보하면 예정대로 납입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번 손질로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무기계약직 건강검진비 1억원 중 5000만원, 공무원 건강검진비 5억8400만원 중 1억700만원도 삭감됐다. 1인당 검진비를 토대로 해 계상된 것인데도 불구하고, 예산심의나 계수조정 과정에서 이에대한 이유조차 설명되지 않았다.

문제는 삭감된 예산을 43개 읍.면.동 어느 곳 할 것 없이 소규모 행사나 마을행사, 시설사업 등에 대거 증액편성하면서 모두 소진시켰다는 것이다.

마을 경로잔치 지원, 경로당 기능보강, 부녀회 일일장터 지원, 복지회관 시설 보강, 자율방법대 행사 지원, 노인회 사업 지원, 동지역 주민편의시설 설치, 체육대회 지원 등 민간경상보조금에 골고루 재분배됐다.

더욱이 예비비에서도 5억원을 추가로 삭감시켜 낯 뜨거운 증액잔치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투표과정의 전화비용 중 일부를 예비비로 집행한 것을 놓고 위법성 문제까지 제기했던 도의회가 예비비까지 손을 대며 지역구 챙기기를 한 것이다.

◇ 환경도시위, 크게 잘라내어서 '지역구 챙기기'?

5개 상임위 중 가장 많은 액수인 115억원 삭감한 환경도시위원회도 마찬가지다.

삭감된 내역을 보면 쓰레기 매립장 만적에 따른 폐기물 압축포장기 설치 26억원 중 12억원, 폐기물 처리시설 확충 실시설계비 14억원 중 4억원, 택시감차 보상사업 8억원 중 2억원, 버스업체 유류세 연동보조금 44억원 중 6억원, 택시업계 유류세 연동보조금 87억원 중 15억원, 화물운수업계 유류세 연동보조금 96억원 중 17억원이 각각 삭감됐다.

또 제주시의 북부광역환경관리센터 운영비 37억원 중 7억원, 음식물자원화시설 비닐하우스 후숙동 보강공사 9억9000만원 중 6억원, 서귀포시의 남원매립장 침출수 하수관 연결공사 10억원 전액이 감액됐다.

어떤 이유로 삭감됐는지 세세하게 설명되지 않았지만, '큰 덩어리' 예산들은 잘게 잘게 쪼개어진 후 지역별 농어촌 도로 및 산책로 개설 등의 사업, 그리고 각종 민간경상보조금 사업에 증액 편성됐다.

'지역구 챙기기'의 전형이다.

◇ 농수축지식사업위, 복지안전위, 문화관광위 계수조정은?

107억원을 삭감한 농수축지식산업위원회에서는 제주형 프랜차이즈 창업비용 지원 3억원 중 1억원, 토평공업지역 편의시설 조성 3억원 중 1억원, 김녕실증단지 전력판매금(과오납금) 11억4970만원 중 11억원, 해양관광테마 강정항 조성사업 32억원 중 12억원, 범섬 해양공원 조성사업 20억원 중 10억원이 각각 삭감됐다.

또 농산물 수출물류비 지원 6억2100만원 중 1억원, 농산물 산지유통 현대화시설 지원 4억원 중 1억원, 국내산 경주마 수출 계류장 조성 20억원 중 5억원, 제주해녀축제 2억5000만원 중 5000만원도 감액됐다.

삭감된 예산은 경제관련 단체 및 1차산업 관련 단체 등에 증액해 주거나 신규 편성하는 방법으로 모두 소진됐다.

52억원을 삭감한 복지안전위원회에서는 지역거점 복지센터 설치 2억원, 노인여가프로그램 운영 1800만원, 올레길 안전지도 제작 1억원, 영아휴게소 설치 2억원, 경로당 기능보강 3억원 등이 전액 삭감됐다.

여성정책연구센터 운영 4000만원, 갱년기 여성 삶의질 향상 프로그램 운영 6000만원, 결핵이동 검진차량 구입 등 1억5000만원, 장애인부모회 중증장애인 가정도우미 지원 3000만원 등도 전액 삭감됐다.

안전 및 보건분야에서는 응급정보 핫라인 구축 4000만원, 중국어 업종별 상용 회화집 제작 1000만원, 안개관측장비 시설 2억원, 그리고 안전총괄기획관실 운영 관련 예산이 상당부분 삭감됐다.

특정마을 경로당 신축 및 특정지역 사업에 집중 증액시킨 것을 비롯해 사회복지나 여성단체, 직종별 단체 등에 대거 증액 편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94억원을 삭감한 문화관광위원회에서는 제주돌문화공원 2단계사업비 40억원 중 10억원, 제주시 전천후게이트볼장 조상 18억원 중 6억원, 서귀포시 전천후 게이트볼장 조성 10억원 중 5억원, 제주문화예술재단 출연금 30억원 중 1억원, 메세나운동본부 운영사업비 5000만원 전액, 제주로케이션 영상물 제작지원 3억원 등을 삭감했다.

또 제주발전연구원의 제주학연구센터 운영비 및 연구사업비 5억원 중 1억원, 제주예총 50년사 편찬사업 3000만원 전액, 제주 야외문화예술공연장 조성 1억원 전액, 수석대전 및 한중 수석교류전 5000만원 전액도 삭감했다.

삭감된 예산은 일부 장애인행사와 문화예술행사에 증액되기도 했지만, 민간경상보조금 등에도 대거 증액된 것으로 나타났다.

◇ 증액을 위한 삭감?...증액 신규편성사업 어떻게 검증하나?

이번 예산안 심사는 도의회가 '말 따로, 행동 따로' 식의 이중적 입장을 취하면서 감시와 견제란 본연의 역할을 스스로 저 버렸다는데서 심각성을 갖게 한다.

이번 계수조정의 지나침에 대해 도의회 내부에서도 혀를 차고 있다.

한 의회 관계자는 "사실 계수조정 때에는 문제가 있는 사업들을 살피면서 삭감하다 보니 전체적인 삭감액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증액시켜야 할 예산의 총액을 대략적으로 계산한 후 그 총액에 맞춰 세출예산 사업비를 감액시키다 보니 예산심사 취지와는 맞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문제가 있어서 사업비를 삭감한 것이 아니라, 의원들이 챙겨야 할 증액예산 총액을 맞추기 위해 세출예산을 조정하는 사례가 있었다는 것이다.

제주도정이 제출한 예산안에 대해서는 '선심성' 내지 '선거용 예산', '불완전한 예산' 등 문제를 실컷 지적한 도의회가 이를 바로잡기 보다는 오히려 '누더기 예산'으로 전락시켰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례회를 개회하면서 예산의 누수나 낭비는 없는지, 우선순위는 맞는지 등을 살펴 도민 세금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쪽으로 철저한 심의를 하겠다는 약속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린 듯한 분위기다.

문제는 이번 증액과정에서 신규로 편성된 사업들의 경우 타당성이나 예산규모의 적절성 등에 그 어떤 심사나 절차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급조되면서 회계질서의 문란으로 이어지고 있다는데 있다.

읍.면.동 주민참여예산에서는 2-3억원의 예산편성을 위해 밑바닥 논의에서부터 엄격한 사업계획 심사 절차가 진행된 것과는 크게 대조적인 것이다.

5일부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안 심의가 시작된 가운데, 예결위 계수조정에서는 또 어떤 결과물이 제시될지 주목된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윤철수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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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의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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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2013-12-06 13:17:06    
예산심사 하지말고 계수조정만 하는게 정답
시간낭비에다 의원들 모양새만 구겨진다
1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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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대 도의회 결정판 2013-12-05 23:55:04    
내 그럴줄 알았다. 예산 앞에서는 여야 할거없이 다 똑같은 ...
앞으로는 예산심의 없애고 막바로 계수조정만하도록 규정 고쳐불라
59.***.***.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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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2013-12-05 22:38:38    
역시 헤드라인은 뉴스가 공정하네요~제발 도민이 혈세가 의원들 선심성이 아닌 꼭 필요한데 쓸수 있도록 지켜주세요
3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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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 2013-12-05 22:20:32    
선심성 예산을 감시해야 할 도의회가
반대로 교육예산을 삭감해서
선심성 누더기 예산을 만들다니요 이럴쑤가
21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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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2013-12-05 22:22:36    
이럴수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네요
21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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