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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슬픔에 잠긴 대한민국..."먹먹합니다"

윤철수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4.04.20 18:45:46     

실종자 무사귀환 간절한 기도 시민들, 모두들 울었다
사망자는 늘어가고...실낱같은 '희망'..."제발 살아만 있어주길"

   
19일 밤 제주시청 앞에서 열린 '세월호 실종자 무사귀환 염원 촛불문화제'. <헤드라인제주>

대한민국이 슬픔에 잠겼다.

세월호 침몰사고의 실종자 무사귀환을 간절히 기도해 온 국민들은 20일 실종자 시신 발견소식이 이어질 때마다 눈물을 흘려야 했다.

부활절인 이날 전국의 성당과 교회에는 실종자들의 무사생환을 간절히 기원하는 미사와 예배가 열렸다. 대부분의 축제.행사가 취소되고, 일상을 잊은 채 TV 앞에서 떠나지 못하면서, 시내 거리는 평소보다 무척 한산했다.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다음 포털사이트의 '희망의 메시지'에는 오후 6시 현재 4만7천여건의 글들이 이어졌다.

마음이 너무아픕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눈물이 납니다. 부디 희망 잃지마시고..."

"미안해..애들아..너무 미안해..."

"기적을 바랍니다. 간절하게."

"얘들아 못난 이 어른들 용서가 안되겠지만 이해해달라고 면목없이 빌어본다. 부디 살아 돌아와다오"

"가슴이 먹먹합니다. 못난 어른들이어서 죄송합니다. 희망잃지 말고 조금만 더 견뎌주세요."

"구해주지 못해 너무 미안합니다....우리아이들..."

간절한 기도에도 불구하고, 선체진입 수색이 본격화된 이날 가슴 아픈 사망자 시신 발견소식만 이어졌다.

   
19일 밤 제주시청 앞에서 열린 '세월호 실종자 무사귀환 염원 촛불문화제'. <헤드라인제주>
   
19일 밤 제주시청 앞에서 열린 '세월호 실종자 무사귀환 염원 촛불문화제'. <헤드라인제주>

선장과 선박직 승무원들이 승객들보다 일찍 탈출했다는 소식, 그리고 정부의 초기대응의 문제, 실종자 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우왕자왕하는 정부의 모습은 시민들로 하여금 자괴감을 갖게 했다.

송모씨(36. 제주시 연동)는 "이게 대한민국 안전시스템의 현실이라고 생각하니, 정말 한심하고 부끄럽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

전날 밤 제주시청 앞에서 열린 '세월호 실종자 무사귀환 염원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도 한결같이 같은 마음이었다.

대학생들은 동생들의 사고를 안타까워 하며 눈시울을 적셨고, 어른들은 자식같은 학생들의 사고소식에 "못난 어른들의 잘못"이라며 애석해 했다.

촛불을 들고 함께 한 강은주씨(46. 여. 제주시)는 "딸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정말 가슴이 아팠다. TV를 많이 울었고, 이제는 TV를 보기도 두렵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우리나라 재난 대응 안전시스템이 이것밖에 안됐는지, 초기 대응이 너무 허술한 건 아니었는지 의문이고, 엄마로서 애들에게 너무 미안한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창건씨(47. 서귀포시)는 18일 실종자 가족들이 발표한 호소문의 내용을 읽어보이며, "자식같은 아이들이 죽음의 문턱에 있다는 소식에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며 "제발 살아만 있어줬으며, 제주도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서 무사생환을 간절히 기원한다"고 전했다.

주부인 현은정씨(46. 제주시)도 "자식을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눈물만 나왔다"며 "바닷속에 있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떨린다"고 말했다.

홍성우씨(45. 서귀포시)는 "우리나라 재난대응 능력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었다"며 "처음에는 많이 슬프고 안타까운 생각만 들었지만, 벌써 3일이라는 시간이 지난 걸 생각하니 답답하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김택진씨는 이번 침몰사고에 있어 초기대응의 문제와 함께 정부의 상황정리 혼선 등을 일일이 꼬집으며 정부를 강도높게 성토했다.

시민발언에 나선 한 시민은 "진도 상황실에 책임을 지는 사람도 없었고, 상황을 정리하는 사람도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다른 한 시민은 "그날 정오께 승객 전원 구출 이라는 언론보도를 통해 안심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들린 실상은 행방불명자가 200명이 넘는 등 너무 어처구니 없었다"고 성토한 후, "기적이 있다면 지금이 그 기적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면서 "한명이라도 더 구출되기를 기도한다"고 기원했다.

금융기관에 근무하는 김모씨(46)는 "지난 16일 사고발생 때부터 대한민국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다. 근무하면서도 TV에서 전하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지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20일 오후 6시 현재 승선인원 476명 중 구조된 생존자는 174명, 사망 58명, 실종자 242명으로 집계됐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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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철수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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