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담으로 가로막혀 있는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서동 마을안길. |
제주시 구좌읍 평대로 서동 마을안길이 갑작스럽게 돌담으로 가로막히는 일이 생겨, 주민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8일 김양윤 평대리장에 따르면 최근 마을안길의 해당부지 소유권을 주장하는 한 토지주가 중장비를 동원해 서동마을 안길의 바닥 시멘트를 걷어내고 50m 가량에 돌담을 쌓는 방식으로 폐쇄시키면서 주민들의 통행에 큰 불편이 잇따르고 있다.
이 마을안길은 1970년대 새마을운동 당시 옛 북제주군이 시멘트로 포장한 길이다.
김 이장은 "과거 주민들이 현물을 내거나 노동력을 제공해 닦은 길이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일까.
이번 일은 1970년대 새마을운동 당시 제주 전역에서 토지주들이 기부한 땅으로 마을안길, 농로, 지방도 등을 개설.확장하는 사업이 펼쳐졌으나 행정당국이 등기설정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등기설정이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공익사업의 부지로서 보상금이 지급되지 않은 '미불용지(未拂用地)'가 생겨나고, 최근 미불용지를 취득한 소유자들이 재산권을 행사하면서 평대리 서동마을 안길과 같은 일이 나타난 것이다.
김 이장은 "마을안길은 당시 토지주의 기부 뿐만 아니라, 마을주민들은 현물을 내거나 길을 닦는 공사에 함께 참여하는 노동력 제공해 만들어진 땀의 결실"이라며 "그런데도 미불용지 소유권만을 주장하며 마을안길을 가로막는 일은 이해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행정기관이 명의이전만 제때 했더라도 이번과 같이 마을안길이 파헤쳐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전제, "구좌읍 등에 이 문제를 호소했으나, 행정당국은 미불용지 관련 행정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한 사례를 들며 소극적인 모습만 보이고 있다"며 답답해 했다.
실제 미불용지에 대한 반환 또는 보상금 지급 소송이 잇따르고 있으나, 행정당국이 대부분 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이장은 "지금 마을안길이 통제되면서 주민들 불편은 물론, 소방차 진입로마저 확보되지 않아 화재발생시 큰 피해가 우려된다"며 돌담으로 가로막힌 부분에서 소방차 진입로 정도만이라도 조속히 터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미불용지 관리를 소홀히 한 행정당국이 이번 문제에 책임성을 갖고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김경학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은 "마을안길이 돌담으로 가로막혔다는 소식은 정말 놀랍다. 조속히 진위를 파악해 대응책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