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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범죄' 충격 휩싸인 성당..."우리 모두의 큰 아픔"

홍창빈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6.09.18 14:10:00     

성당서 기도 중 흉기피습 女신자, 병원치료 중 숨져
"새벽 기도하는 낙으로 살아오셨는데" 신자들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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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당에서 혼자 기도하던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중국인 용의자가 17일 오후 경찰에 체포돼 압송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시내 한 성당에 괴한이 침입해 기도를 올리던 한 여성 신자를 살해하는 일명 '묻지마 범죄'가 발생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 주말인 17일 오전 8시46분쯤.

제주시내 한 성당에 중국인 첸모씨(51)가 들어가 혼자 기도를 하고 있던 A씨(61. 여)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중태에 빠뜨린 후 달아났다.

사건발생 직후 A씨는 긴급출동한 경찰과 119에 의해 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18일 오전 8시30분 숨을 거뒀다.

서귀포시내로 도주했던 첸씨는 범행 7시간만인 17일 오후 3시51분쯤 폐쇄회로(CC)TV 관제센터 직원의 신고로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경찰조사 결과 지난 13일 관광을 목적으로 무비자로 혼자 제주에 들어온 첸씨는 22일 출국할 예정이었으며, 희생당한 A씨와는 아무런 일면식도 없는 관계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했다.

그는 부인이 두명 있었는데 모두 바람이 나서 달아나 여자에 대한 원한이 깊었는데, 아침에 숙소 부근에 있던 성당에 찾아갔다가 혼자 기도를 하는 여성을 보니 자신의 전 부인에 대한 생각이 나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기남 제주서부경찰서장은 "현재까지 피의자의 증언만 놓고 봤을 때 여성에 대한 혐오로 발생한 범죄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형적인 '묻지마 범죄'라는 것이다.

희생당한 A씨는 사건당일 오전 6시30분 남편과 성당에 와서 새벽미사에 참여했는데, 오전 7시30분쯤 미사가 끝나자 남편은 이날 예정된 봉사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자리를 먼저 떠났고, 홀로 남아 기도를 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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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한의 피습을 받은 여성신자가 18일 숨졌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자 해당 성당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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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한의 피습을 받은 여성신자가 18일 숨졌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자 해당 성당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헤드라인제주
사건이 발생한 해당 성당은 큰 슬픔과 함께 충격에 휩싸였다.

19일 성당에서 장례 절차가 진행되던 중 남편은 실신해 119가 긴급 출동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오전 11시 집전된 미사에서는 희생당한 여성신자를 위한 기도가 올려졌다.

사건이 발생한 성당의 주임신부는 주일미사 강론에서 "괴한에게 습격을 받아서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000께서 방금 전 세상을 떠나셨다. 범인은 경찰의 발빠른 수사로 검거됐지만 000께서는 끝내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셨다"고 전한 후, 말을 잇지 못했다.

주임신부는 "이번 사건은 가족들만이 아니라, 저희 성당, 그리고 모두의 큰 아픔이기도 하다"면서 "세상을 떠난 000와 가족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전했다.

침통한 분위기 속에 미사가 마무리되자, 신자들은 성당 주변에 삼삼오오 모여 이번 사건에 대한 안타까운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평소 A씨와 가깝게 지내온 B씨는 "처음 뉴스를 봤을 때 낯익은 성당이라 설마설마했다. 새벽미사 보는 낙으로 살아오셨는데, 손자손녀 크는 것도 못보고..."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현재 성당측에서는 빈소를 마련하고, 장례준비를 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18일 애도입장을 내고, "매우 안타깝고 비통한 마음을 가지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안타까운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다시는 이러한 사건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번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검찰.경찰.출입국관리사무소 등 관계기관과 긴밀한 공조체제를 강화하고 제주 중국 총영사관에도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제주서부경찰서는 피의자 첸씨에 대해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흉기를 소지하고 성당에 침입하게 된 경위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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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빈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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