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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피해 울부짖는 농민들..."지금 농촌은 심각한 재난상황"

홍창빈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6.10.11 17:15:00     

농민단체들 "농경지 마다 쑥대밭...올해 농사 망쳐"
"철저한 피해조사 시급...특별재난지역 선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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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농민들이 11일 제주도청 앞에서 제18호 태풍 피해조사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지금 제주도는 재난상황이다. 우리는 농사를 짓고 싶다. 보상 보다도 철저한 피해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11일 오후 4시 제주도청 앞에서 제18호 태풍 '차바' 내습 피해에 대한 기자회견을 가진 농민들은 "지난 태풍으로 인한 피해는 가히 충격적으로, 지금 농촌은 매우 심각한 재난상황"이라며 철저한 피해조사와 농업회생책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의장 현호성)과 전국여성농민회연합 제주도연합(회장 김정임)은 "지금의 피해상황은 상당히 심각하며 농정당국은 태풍으로 인한 피해사실을 있는 그대로 철저히 조사를 해 중앙정부에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비바람으로 제주지역을 초토화시킨 태풍이 지나간 후, 농민들의 피해는 뭐라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라며 "제주 농민들은 그저 망연자실하여 가뜩이나 벼랑 끝에 달린 농민 생존의 갈림길에 서서 고통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들은 "강한 바람을 견디지 못한 비닐하우스 기둥이 뿌리채 뽑히는가 하면, 비닐은 찢겨져 나가 어떻게 복구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면서 "하우스농가의 피해도 크지만 밭작물의 피해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월동무의 경우 파종을 마치고 발아가 되어 이제 막 뿌리를 내리려는데 강풍으로 뿌리가 뽑히고 이파리가 갈기갈기 찢겨져 나가거나 폭우로 물에 잠겨 시들시들 죽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양배추, 당근, 브로콜리, 감자 등 전 밭작물에서 심각한 피해가 확인됐고, 노지 감귤밭은 감귤나무를 베고 쓰러진 방풍림과 부러진 가지, 떨어진 감귤들로 쑥대밭처럼 되어 버렸고, 달려있는 열매도 상처에 썩어가고 있다고 했다.

수확을 앞둔 콩의 경우 강풍으로 이리 흔들리고 저리 흔들리다 완전히 쓰러져 버려서 수확량 감소는 물론 수확작업마저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한참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야 하는 시기의 메밀은 거의 폐작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지금 대파라도 할 수 있으면 다시 파종하고 싶지만 이미 때는 지나버렸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게 지금 농민의 현실"이라며 "작년에는 때 늦은 장마와 겨울 추위로 농사를 망쳤고, 올해 다시 희망을 갖고 시작한 농사였지만 미처 대비할 틈도 없이 몰아친 태풍의 위력 앞에 농민들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 제주 농민들이 11일 제주도청 앞에서 제18호 태풍 피해조사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 제주 농민들이 11일 제주도청 앞에서 제18호 태풍 피해조사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그러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피해조사'의 부실 우려를 제기했다.

이들은 "행정당국에서는 현재 읍면동사무소 또는 이사무소에서 피해조사를 하고 있는데, 우리는 피해조사를 하더라도 철저한 조사를 통해 누락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강풍으로 파손된 하우스 피복비닐과 멀칭비닐의 경우 '신청 제외'라 하는데 이 또한 피해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만일 재해보상법에서 제외되어 보상이 불가능한 것이라면 피해사실 만큼은 있는 그대로 조사를 해야 한다. 그래야 이후 법 개정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상규정이나 피해조사 규정 등을 따지지 말고 있는 그대로 조사한 후 기록으로 남겨달라는 요구다.

이들은 그러면서 "지금 제주도는 재난상황이다. 우리는 농사를 짓고 싶다"면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제주농업이 회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 제주 농민들이 11일 제주도청 앞에서 제18호 태풍 피해조사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기자회견에서는 김윤천 전농 제주도연맹 감귤위원장이 '현장의 목소리'를 별도로 전했다.

김 위원장은 "유래 없는 강풍과 폭우의 재난에 무심하게 하늘만 야속하다 이렇게 생각했었는데, 태풍이 지나가고 난 뒤 수습하는 과정에서 복구에 손도 못대고 있는데 행정에서 시설하우스 철골피해 위주로 피해 집계를 하고 비닐하우스 비닐 부분은 아예 신청대상에서도 제외한다는 읍사무소 지침이 저희들을 한번 더 분노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육지부의 경우 사과.배 낙과 부분까지도 피해로 집계하는 걸로 아는데, 제주에서는 감귤 낙과는 피해라고 생각치도 않고 있고, 신청 내용에 포함하려 하지도 않는다"고 성토했다.

그는 "비닐하우스가 많고, 그 피해를 입은 상황인데 비닐하우스만 피해본게 아니고 이를 복구하려면 인력도 필요하다"며 "10월 중순 이후에는 지역 일손이 더 부족한 실정이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실질적인 피해 집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혹시 관례가 되지 않을까 싶어 말씀 드리는데, 보상 여부와 관계없이 피해액 조사만큼은 정확히 해야 한다"면서 "피해는 사실 그대로 집계하더라도 보상이 되고 안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농가의 이런 아픔을 헤아려 달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가 국가재난관리정보시스템(NDMS)에 입력된 제18호 태풍에 따른 피해액을 집계한 결과 11일 현재까지 총 25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중 공공시설이 141억원, 비닐하우스 및 밭작물, 수산양식시설 등 사유시설에서 111억원의 피해가 난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자치도는 오는 15일가지 피해신고를 추가 접수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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