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열린 제주도지사 후보 TV토론회에서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제기한 제주도내 P골프장내 비오토피아 특별회원권 의혹의 실체를 둘러싼 진위논란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7일 격한 설전이 벌어졌다.
원희룡 후보(무소속)와 부인이 비오토피아 특별회원권을 받아 시설물을 이용해 왔다는 의혹을 제기한 문 후보측이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으나 결정적 증거에 대해 바로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 후보측은 "나중에 검찰조사를 통해 밝힐 것"이라고 공개를 미루자, 원 후보측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당초 이 논란은 문 후보가 TV토론에서 "2014년 8월 (원 지사가) 특별회원에 추대됐고, 다음해 갱신까지 됐다. 배우자가 수차례 이용했고 골프를 쳤다"고 의혹을 제기하면서 촉발됐다. TV토론 끝난 직후 문 후보측은 대변인 논평 등을 통해 원 후보에 대한 강도높은 비난공세를 가했다.
그러자 원희룡 후보가 26일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문 후보가 제기한 내용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문 후보자와 관련 내용 유포자를 선관위에 고발하며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원 후보의 주장은 비오토피아 입주민회에서 특별회원 위촉을 제안했으나 단박에 거절했고, 도지사 재임기간 중 단 한번도 골프를 쳐본적이 없다는 것이 핵심이다.
원 후보 기자회견에서는 당시 비오토피아 입주민회장이 직접 나와 특별회원 위촉을 거절한 내용을 증언했다.
특별회원 위촉을 거절한 후 며칠 후에 원 지사가 간부회의 공식석상에서 비오토피아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한 언론보도 자료도 증거로 제시됐다. 특별회원권을 받았다면 불과 4일 후에 공개석상에서 대놓고 비오토피아를 강력히 비판할 수 있었겠느냐는 역설적 항변이다.
원 후보는 배우자의 시설 이용 의혹에 대해서는, "배우자 이름으로 식당을 예약한 일은 있지만 특별회원 혜택을 받은 적이 전혀 없다"면서 특별회원이 아닌 일반적인 예약 및 내.외빈 응대 차원의 일부 이용이 있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도지사 재임기간에 배우자도 골프를 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의 발언 중 '특별회원 혜택'과 '배우자가 시설을 이용했고 골프를 쳤다'고 주장한데 대해 증거를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 문대림 후보측 긴급 기자회견...제시된 증거는?
문 후보측이 27일 오후 4시 마련한 긴급 기자회견은 '특별회원 위촉을 단박에 거절했다'는 부분에 대해 어떤 반박과 추가 증거가 제시될지, 그리고 문 후보가 직접 언급한 배우자의 특별회원으로서 시설 이용과 '골프를 쳤다'는 구체적 증거를 제시할지 여부로 모아졌다.
문 후보측 홍진혁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원 후보가 원 지사 부인이 레스토랑을 이용한 것을 봤다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그러나 녹취록의 내용만으로는 이 레스토랑 이용이 원 지사 측에서 설명한 일반적 자리였는지, '특별회원'의 혜택 차원의 이용인지 여부까지는 확인하기 어려웠다.
홍 대변인은 비오토피아 레스토랑의 경우 일반인도 이용이 가능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그 외에 특혜가 있다"고 말하면서도, 어떤 내용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홍 대변인은 이어 '배우자가 골프를 쳤다'는 문 후보의 발언과 관련해 구체적 증거가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검찰에 고발해 수사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 대신했다.
그는 "일정 시점에 공개하려 했다. 지난 번에 몇개의 증거자료를 했더니 상대방이 알리바이를 만드는 것 같다"면서 "이제 증거를 제출하면 그에 맞게 알리바이 만드는 등 정치공방 밖에 안되는 것 같다. 그래서 명확한 사실규명 위해 검찰 고발하는게 맞겠다 판단했다"고 말했다.
증거가 있으나, 알리바이 등 조작 우려가 있어 나중에 검찰고발 등의 방법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특별회원 위촉이 정말 맞는지에 대한, 그리고 원 후보 부인이 골프를 쳤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직접적 증거는 공개되지 않은 셈이다.
◆ 원희룡 후보측 "문대림 후보 거짓말 만천하에 드러난 것"
이에 원 후보측은 "문대림 후보의 거짓말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면서 문 후보를 강력히 비난했다.
원 후보 캠프의 강전애 대변인은 "문 후보는 TV론에서 거짓말로 도민들을 현혹시키고, 문 캠프와 민주당을 동원해 거짓말을 기정사실화하는 문자를 대량으로 살포하면서 도민들을 철저하게 우롱했다"면서 "거짓말에 대한 사죄대신 27일 대변인 기자회견을 통해 변명을 하면서 제대로 된 증거 하나도 제시하지 못하고 비웃음을 자초했다"고 힐난했다.
그는 "문 후보는 이미 진실과 사실이 모두 드러났음에도 이를 외면하고 여론을 왜곡하려는 시도를 해봤자 구차해질 뿐이다. 진실 앞에 나설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면서 "
문 후보는 애초에 없는 증거를 만들려고 하지 마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에 대해 '상류층 특별회원권 혜택 받았다', '배우자가 수차례 이용했고, 골프도 쳤다' 등을 언급하며, "문 후보는 이 5가지 사항의 거짓말에 대한 해명을 우선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 후보측 고경호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문대림 후보 측의 흑색선전에 도민의 한사람으로서 분노한다"면서 "문 후보측은 기자회견을 열고 비오토피아 특별회원과 관련해 증거자료를 제시하겠다며 녹취록까지 내놓았지만 어디에도 원희룡 후보와 배우자가 비오토피아에서 특별회원으로 혜택을 누린 증거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고 대변인은 "이는 지방선거가 17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없는 증거를 있다고 허위로 기자회견을 열어 여론을 호도하려는 더러운 정치공작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면서 "문 후보는 집권 여당의 도지사 후보로서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더 이상 대통령의 뒤에 숨어 잔꾀를 부릴 생각을 하지 말고, 제시할 증거가 없다면 도민께 고개 숙여 사죄하고, 후보직을 사퇴한 뒤 조용히 수사기관의 소환을 기다리라"고 힐책했다.
한편 문 후보측이 '배우자 골프 쳤다' 발언에 대한 증거 공개를 하지 않으면서 나중에 직접 공개 대신 검찰 조사에 맡기겠다고 밝힌 것은 진위여부에 대한 직접적 논쟁을 피하겠다는 '우회 전술'로 풀이된다.
이 경우 상당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어 사실상 선거기간 중 '진실규명'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자칫 유권자들은 무엇이 진실인지 여부도 확인하지 못한채 투표를 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28일 밤 제주도지사 후보 TV토론회가 예정돼 있어, 이 문제는 이번 토론회의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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