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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투쟁 양윤모 평론가, "이젠 단식 풀겠다"

김두영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1.06.03 16:45:43     

강우일 주교 '간곡한 부탁'에, "7일쯤 단식 끝내겠다"
양 평론가 "단식 끝내고 현장에 나가 투쟁하겠다"

57일간 옥중에서 단식투쟁을 벌인 후, 출소 후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도 단식을 계속하고 있는 영화평론가 양윤모씨가 3일 마침내 단식을 풀겠다고 밝혔다.

천주교 제주교구장이자 한국천주교 주교회 의장인 강우일 주교의 간곡한 부탁에 따른 응답으로 나왔다.

강 주교는 이날 오후 4시께 양씨가 입원해 있는 제주대학교병원 병실을 찾았다. 강 주교의 갑작스런 방문을 받은 독서를 하고 있던 양씨는 침상에서 일어나 손을 잡으며 인사를 나눴다.

   
단식 59일째를 맞고 있는 양윤모 선생을 면회하고 있는 강우일 주교. <헤드라인제주>
   
강우일 주교가 양윤모씨를 위한 기도를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강우일 주교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양윤모씨. <헤드라인제주>

양씨가 차분한 목소리로 먼저 말을 건넸다.

"그동안 강우일 주교님이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 주시고 생각해 주신 것이 마음의 의지가 됐다"며 "강정의 평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셔 주셔서 지금 전국적으로 해군기지 문제가 알려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강 주교는 "양윤모 선생님이 이렇게 목숨을 걸고 투쟁을 하시는데 저는 밖에 있으면서도 적극적으로 몸바쳐 나서지 못해 항상 마음 속으로 죄송하다 생각했다"고 위로했다.

강 주교는 "그래도 양 선생님의 목숨을 건 투쟁에 감화를 받고 각계각층의 많은 분들이 몰려와 전국적으로 해군기지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이 모든 것이 그동안 목숨을 걸고 싸워온 양 선생님의 노력이 열매를 맺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강정주민들이 많은 걱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라는 거대한 힘은 작은 사람들의 몇몇이 맞서기는 어려운 문제로 힘을 모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그러기 위해서는 강정마을 주민들에게 큰 힘을 줬던 양 선생님이 기운을 찾고 현장에서 함께 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면서 단식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양 평론가는 "(강 주교님이)살피실 것도 많으시고 바쁘신 와중에도 저를 위해 2번이나 방문해주신 덕분에 희망을 버리지 않을 수 있었다"며 "저는 미력한 지식인의 한 사람일 뿐이었고, 그동안 저 개인적으로 행복을 누리고 살아왔다. 이제는 작은 의미로는 고향을 위해 이렇게 열정 하나만을 갖고도 마을주민들의 힘을 하나로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주교님 같은 분들이 있었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화답했다.

강 주교가 거듭 단식중단을 부탁했다.

강 주교는 "처음 양 선생님을 만났을 때 (교도소 면회)단식을 하고 계셔서 그런지 참으로 맑은 영혼이 느껴졌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존경의 마음을 가지게 됐다"며 "59일 단식을 하고 계시지만 앞으로 함께하기 위해, 강정주민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식사를 하시고 기운을 차리셔서 다른사람들과 함께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양 평론가는 "오늘 강 주교님이 그렇게 말씀을 하시니까 다음주 화요일 쯤(6월7일) 단식을 풀고 현장에서 투쟁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강 주교의 방문을 계기로 해 '끝이 보이지 않던 양 평론가의 단식은 마무리 수순을 밟게 됐다. 

   
해군기지 공사중단을 촉구하며 59일째 단식 중인 양윤모씨. <헤드라인제주>
   
해군기지 공사중단을 촉구하며 59일째 단식 중인 양윤모씨. <헤드라인제주>
그러나 차디찬 철창도 구속하지 못했던 그의 '신념'은 단식이 마무리된 후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양 평론가는 곧 주변 지인들과 단식을 중단하는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다음주 화요일쯤 그 입장을 발표하고, 다시 강정마을 중덕해안가로 갈 것으로 전해졌다.

오랫동안 이어져온 중덕해안가의 '나 홀로 천막', 일명 '중덕사(寺)' 생활을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것이다. <헤드라인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강우일 주교. <헤드라인제주>
강우일 주교. <헤드라인제주>

강우일 주교와 양윤모씨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강우일 주교와 양윤모씨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컷사진
컷사진

김두영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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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의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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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事子 2011-06-04 02:31:54    
강주교나, 양씨나 똑 닮은 생각을 갖으니, 그 맘 이해 하겠네요. 할일이 없는 이들, 정말 애기처럼 군사기지 놓고 장난 치고 있는 것 같애요. 현재 군인이 보호아래 종교활동과 영화활동 하는 것을 망각하고 있다. 할일이 그렇게도 없는 자들이니 하늘이 준 생명을 소모해 가며 반대 운동하는지, 강대국들에게는 무기 생산 하지말라는 투쟁은 왜 안 하는지, 그것 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형식적인 님비현상으로 자신을 내세우려는 것에 역겨움이 엄습 해 옵니다.
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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