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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효과? 글쎄?"...하나로마트 "웬 떡이야"

김관태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2.06.23 17:31:04     

[현장] 대형마트 주말 의무휴업, 전통시장 반사효과는 얼마나
대형마트 왔다 발길돌린 시민들, "재래시장 보다는 하나로마트"

제주지역 내 대형마트가 지난 8일에 이어 23일에 두 번째로 의무휴업에 들어간 가운데 전통시장 상인들은 이의 반사효과를 크게 체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달 2회(둘째주 금요일, 넷째주 토요일) 의무휴업이 시행되면서 이날 휴업에 들어간 대형마트는 이마트 제주점과 신제주점, 서귀포점, 롯데마트 제주점, 홈플러스 서귀포점 등 5곳.

이날 오후, <헤드라인제주>가 의무휴업에 들어간 이마트 탑동점, 그리고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제주시 동문시장, 대형마트이기는 하나 조례규정상 예외로 규정돼 정상영업을 하는 농협 하나로마트 3곳을 찾아 체감경기를 짚어봤다.

제주시 동문재래시장에서 곡식을 잔뜩 쌓아놓고 기름집을 운영하는 김모씨(여)는 "마트 가는 사람들은 마트만 간다"며 시장을 찾는 고객의 수가 늘지 않았음을 한탄했다.

한라봉과 감귤이 진열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이 모씨(여)도 "아직 사람이 는 것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김모씨(여)는 "오늘이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이었냐"며 "아직 손님이 는 것은 체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동문시장 입구에서 과일을 팔고 있는 이모씨(여)도 의무 휴업의 효과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마트 가는 사람들은 미리 다 사놔서 여기로 안 온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인 23일 동문시장의 모습. <헤드라인제주>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인 23일 동문시장의 모습. <헤드라인제주>

#제주시 농협 하나로마트, "평소보다 고객 확실히 늘어"

반면 제주시 농협 하나로마트는 체감 고객이 확실히 늘었다.

이날 오후 3시께 하나로마트로 가는 차로가 길게 늘어선 자동차들로 막힐 정도였다. 하나로마트 주차장은 차를 세울 곳이 없을 정도로 꽉 차 있었다.

주차장에서 하나로마트를 찾는 사람들의 주차를 돕던 박 모씨는 "손님들이 확실히 많아졌다"며 "배 이상 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입구에서 전자기기를 팔고 있는 이 모씨는 "오늘이 무슨 날이냐"고 묻더니 매장 안을 한번 둘러보고 "평소 토요일 보다는 좀 많은 것 같다"고 답했다.

하나로마트 고객센터 직원 김 모씨는 "20여 명의 고객으로부터 오늘 장사를 하느냐고 묻는 전화가 왔었다"며 "원래 토요일 오후에는 고객들이 이렇게 많은 편이다"고 답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인 23일 하나로마트 모습. <헤드라인제주>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인 23일 하나로마트 주자창의 모습<헤드라인제주>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인 23일 하나로마트로 향하는 자동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헤드라인제주>

# 이마트 찾는 시민들, "전통시장 보다는 하나로마트"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모르고 제주시 이마트 탑동점을 찾은 시민들은 전통시장 보다는 농협 하나로마트를 이용하든가 다른 날 다시 오겠다는 반응이 우세했다.

부부가 함께 탑동 이마트 주차장으로 향하다 차를 돌린 공 모씨는 "오늘 의무 휴업일인 것을 몰랐다"며 "하나로 마트로 가야겠다"고 답했다.

홀로 탑동 이마트를 찾은 유 모씨(여)는 "내일 다시 오든가 동네 마트로 가서 사야겠다"고 답했다.

부부와 가족이 함께 탑동 이마트를 찾은 강 모씨는 "옷을 사러 왔는데 문을 닫았다니 칠성로로 가야겠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큰 차를 몰고 온 안모씨(여)는 "이마트가 문을 닫았으니 생필품은 동네 마트에서 사고 밥은 다른 곳에서 먹어야겠다"고 말했다.

다리가 불편해 이마트만을 이용한다는 임 모씨(여)는 전통시장에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이 부족해 대형마트밖에 올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마트만 이용하는데 의무휴업인 것을 깜빡 모르고 힘들게 왔다"며 "전통시장은 편의시설이 부족해 장애인이 이용하기는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인 23일 차단돼 있는 이마트 입구.<헤드라인제주>
   
의무휴업일인 23일 이마트 주차장이 텅텅비어 있다.<헤드라인제주>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인 23일 이마트에는 카트들이 멈춰 세워져 있다. <헤드라인제주>

#전통시장 상인들, "하나로마트도 의무휴업 동참해야"

전통시장 상인들은 하나로마트도 의무휴업을 해야 전통마트가 그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제주시 동문시장에서 과일가게를 하는 이 모씨(여)는 "관광객들은 이마트보다 하나로마트를 더 많이 간다"며 "귤 값을 물어보더라도 하나로마트는 얼마인데 여기는 얼마냐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마트와 가격을 비교하는 손님은 본 적이 없고 하나로마트와 비교하는 손님들은 자주본다"고 말했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도 "하나로마트는 오늘 영업을 하느냐"며 "그렇다면 그곳도 쉬어야지 이마트만 쉬어서는 사람들이 그곳으로 다 몰려가 (의무휴업) 효과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전통마트와 골목 상권을 살리기 위해 시도한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가 농협 하나로마트 등 대체 대형마트에 반사이익을 준다는 우려가 있어왔는데, 이날 실제 현실화된 분위기였다.

두 번째 의무휴업을 했던 23일, 전통마트 상인들의 체감 효과가 높지 않아 행정당국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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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태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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