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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사님, 아직도 버스 이용 쉽지 않습니다"

김관태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2.06.29 12:21:02     

우 지사 '대중교통 현장점검'에서 잇따른 시민들 불편 호소
"비가림 없는 정류소...오일장 가는 버스노선 불편해요"

우근민 제주지사가 29일 시내버스를 직접타고 다니며, 대중교통 불편사항에 대한 현장점검에 나섰다.

오전 9시께 신제주로터리에서 제주 한라대학 방향으로 가는 500번 버스에 오른 우 지사.

버스안에서 우 지사가 처음 말을 건 시민은 제주시 제원아파트 부근에서 내리는 할머니였다. 우 지사는 할머니에게 노인들에 대한 무료승차 제도가 도입될 예정이라는 점을 설명했다.

그는 "공영 버스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70세 이상 노인에게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제도가 곧 도입된다"며 "출퇴근 시간은 어쩔 수 없더라도 그 시간대에 노인분들이 무료 승차를 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근민 도지사가 버스정보 시스템에 대해 도청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 한라대로 가는 500번 버스, "정류장에 비가림 없어 불편해요"

이어 한라병원 인근 정류소에서 버스에 오른 이순화씨(삼진이에스대표)가 두번째 대화상대가 됐다.

이순화씨는 "(화북에서 하귀를 잇는) 50번 버스가 다니는 곳에 비가림이 없다"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마침 밖에는 장맛비가 내리고 있었다.

우 지사는 "오늘 (이순화씨가 불편사항을) 하나 개선했다"며 답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지역 버스 정류장은 2400여 개가 있고 이 가운데 절반이 비가림이 설치되지 않았다.

이씨는 건널목이 버스 정류장과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 많다는 불편함도 말했다.

마침 이씨는 화북방향으로 가기 위해 제주제일고등학교 앞 정류장에서 내리던 차였다.

제주제일고등학교 앞 정류장에서 반대 방향으로 건너기 위해서는 비교적 먼 길을 걸어 돌아가야 한다.

우 지사는 "정류장은 버스회사의 편의가 아니라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설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중교통 현장점검에 나선 우 지사.<헤드라인제주>

   
우근민 도지사가 대중교통 현장점검을 하며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 화북에서 하귀로 가는 50번 버스, "오일장 가기 불편해요"

화북에서 출발해 하귀까지 가는 50번 버스가 한라대에 도착하고 우 지사는 버스에 올랐다.

이 버스에 타고 있던 고현지 씨(여.73.도평)는 50번 버스로 인해 편해졌음을 이야기하면서도 노형로터리로 가는 노선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고씨는 "노형로타리에 있는 한라의료원에 가려면 한라대에서 500번으로 갈아타야 한다"며 "50번 버스가 노형로타리를 거치지 않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우 지사는 "환승을 편리하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돼 있다"며 환승이 가능한 버스 카드를 내보였다.

50번 버스를 우회 시키기보다는 환승 체계를 이용해달라는 말이었다.

   
우근민 도지사가 하귀 방향으로 가는 50번 버스를 타고 있다.<헤드라인제주>

그때 목에 빨간 스카프를 두른 김영자 씨(여.70.도평)가 우 지사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앞자리에서 걸어왔다.

김씨는 제주민속오일시장으로 가는 버스노선이 없다고 호소했다.

이에 고현지 씨도 동의하며 이야기가 이어졌다.

김씨는 "오일시장에 가려면 2번 버스를 타거나 택시를 타서 가야한다"며 "몇 시간에 한 대라도 좋으니 (오일장으로 가는 버스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요번에도 택시 타고 가서 감자 몇 개 사왔다"며 "(도평에서 오일장까지는) 택시비는 6000원도 넘게 나와서 혼자는 못 가고 짝을 지어서 가야 되는데 그것도 수월치가 않다"고 토로했다.

고씨도 "오일장을 자주 다니는데 한 번 가려면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우 지사는 "버스를 타고 다니는 것이 택시를 타는 것보다 편해야 하지 않겠냐"며 "그렇다고 매번 시장 갈 때마다 자식들에게 부탁하기도 껄끄러울 테니 고쳐보려고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우 지사가 공영버스의 노인 무료 승차제에 대해 설명하자 김씨는 손사례를 치며 말했다.

"무료로 하지 말고 차비를 받더라도 교통이 편했으면 좋겠어요."

버스에는 웃음이 흘렀다.

정류소 비가림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옆에서 앉아 이야기를 듣던 홍연아 씨(여.76.이도2동)는 "선관위 앞에도, 한마음병원 앞에도 비가림이 없다"고 말했다.

우 지사는 "이것은 꼭 개선해야 할 점"이라고 강조했다.

옆에 있던 도청 관계자가 "(비가림시설은) 한곳에 1500만원이 드는 사업"이라고 말하자 우 지사는 "어떤 사람은 20조도 해먹는데 그정도 못해주냐"고 말했다.

고씨와 김씨는 도평 정류장에서 내렸고 50번 버스는 하귀로 향했다.

   
우근민 도지사가 버스정보 시스템에 대해 도청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헤드라인제주>

   
우근민 도지사가 대중교통 현장점검을 하며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대중교통 현장점검에 나선 우 지사사 시민의 불편사항을 경청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 휴먼시아 대표자 간담회, "큰 도로와 작은도로 운행버스 구분 필요"

오전 10시쯤, 우 지사는 제주시 하귀 휴먼시아 아파트 입구에서 내려 아파트 대표자회의 사무실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입주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가운데 여기서도 버스 불편에 대한 호소가 나왔다.

경기도 용인에서 귀농을 목적으로 제주도로 온 박준호 씨는 "버스 계단이 높아 임신한 아내가 타기에는 조금 힘들다"며 "저상 버스를 많이 도입해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도청 관계자는 "제주 지역은 동산이 많아서 저상버스가 다니면 바퀴 쪽이 쓸리는 경우가 있다"며 "또 고장이 많고 문제가 발생해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박씨는 또 "제주 지역 버스 체계를 잘 모르지만 지선과 간선을 구분해서 큰 도로를 다니는 버스와 작은 도로를 다니는 버스가 구분됐으면 좋겠다"며 "버스 정보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주요도로를 다니는 버스, 그리고 특정구간 내 곳곳을 다니는 버스로 나누어 운행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는 요청이다.

우 지사는 "지금 어느 버스가 어느 노선으로 가는지 정보 체계가 구축돼 있냐"며 함께 동행한 도청 교통부서 관계자에게 물은 후, "시간표만 가지고 버스 노선을 식별하는데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교통정보 제공서비스를 개선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우근민 도지사가 하귀 휴먼시아 아파트를 방문해 입주자 대표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우근민 도지사가 하귀 휴먼시아 아파트를 방문해 입주자 대표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우근민 도지사가 하귀 휴먼시아 아파트를 방문해 입주자 대표들과 이야기 나누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이날 일정은 오전 10시 30분께 끝났다. 우 지사는 이날 수렴된 불편사항들을 8월에 추가 노선 신설 및 조정 때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번 버스체험 현장점검은 서민의 발인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따른 불편사항이 무엇인지 직접 체험해보기 위한 것으로, 정류소와 버스정보시스템, 교통카드, 버스차량 내부 등 대중교통 관련 시설 현황을 직접 점검한다는데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제주시권 시내버스 운행체계는 대단위 아파트들이 대거 들어섬에 따라 올해 들어서만 지난 3월과 5월 두차례에 걸쳐 노선개편을 한 바 있는데, 이날 점검에서는 추가적인 노선 개편의 필요성과함께 버스정류소 비가림 시설 문제 등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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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태 headlinejeju@headlineje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