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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수산물 경매 중단...도대체 무슨 일이?

김두영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2.07.17 11:49:22     

[현장] 어민들, 선망어선 거부 요구에 경매사 반발
경매 중단에 갈치 방치..."어민 다 죽으라는 거냐"

최근 갈치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어민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17일 선망어선의 어획물을 받지 말라는 어민들의 요구에 경매사들이 반발, 제주시수협의 새벽 수산물 경매가 전면 중단되는 소동이 발생했다.

17일 오전 8시 수산물 경매가 중단된 제주시 수협 공판장에는 조업을 마치고 돌아온 어민들이 경매사들과 말싸움을 벌이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제주시 수협 경매가 중단되면서 제주어민들이 잡아온 갈치들이 공판장에 방치돼 있다. <헤드라인제주>
   
방치된 갈치들이 상하지 않도록 수협 관계자들이 얼음을 뿌리는 등의 응급조치를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공판장에는 제주어민들이 잡아온 갈치들이 경매를 기다리는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해가 뜨고 기온이 올라가면서 갈치가 상하는 것을 염려한 수협측에서 갈치들 위에 얼음을 뿌리는 등 응급조치를 취하고 있다.

왜 갑자기 수산물 경매가 중단된 것일까?

문제의 시발점이 된 것은 다른지역에서 제주 바다로 원정조업을 온 선망어선들로 제주 어민들은 다른지역에서 온 선망어선들이 그물을 이용해 갈치 치어까지 싹쓸이 하면서 제주바다의 어족자원이 고갈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선망어선의 어획물을 받지 말것을 제주시 수협에 요구했다.

이에 제주시 수협에서는 어민들의 민원제기에 따라 문제해결을 위한 조율을 거치는 기간동안은 선망어선의 어획물을 받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이러한 가운데 17일 새벽 선망어선이 어획물 판매를 위해 제주시 수협 공판장을 찾았고, 수협에서 이를 거부하면서 경매사들이 반발했다. 선망어선들이 법을 어기고 조업을 한 것도 아닌데 어획물을 받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반발하던 경매사들이 새벽 수산물 경매 전체를 중단했고, 이로 인해 제주 어민들이 잡아온 갈치들의 경매도 중단되면서 수백마리의 갈치들이 공판장에 몇시간째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시에서 갈치조업을 하는 어민 김모 씨(51)는 "지금 제주 어민들은 갈치가 나지 않으면서 바다에 나가면 손해를 보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면서 "그런데 갈치 치어까지 잡으면서 제주바다 어족자원을 고갈시키는 선망어선을 제주시 수협에서 받아주면 어쩌라는 것이냐"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서귀포나 한림 등의 수협에서는 선망어선의 어획물을 받지 않는 상황에서 제주시 수협만 이를 받아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만약 제주시 수협을 받아주지 않는다면 선망어선들이 제주의 바다에서 치어까지 잡아오는 일은 없을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어민 윤모 씨는 "제주시 수협에서 어제 어업인 결의대회 당시 어제 입항한 선망어선의 어획물만 받고 다른 선망어선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경매사들이 이에 반발하며 현재 경매를 중단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제주 어민들과 공생해야 하는 경매인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경매를 중단하면 제주어민들은 다 굶어 죽으라는 거냐"고 비난했다.

   
경매중단에 반발하며 공판장에 모여든 어민들. <헤드라인제주>
   
어민과 경매사간 말싸움이 벌어지며 험악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헤드라인제주>
# "선망어선이 정당한 조업을 한 만큼 안받을 이유 없다"

이에 대해 경매인들은 선망어선이 정당하게 법을 어기지 않고 조업을 한 만큼 어획물을 받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경매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오명율 제주수산물공판장중도매인협회 제주시지회장은 "선망어선들은 제주 조업규제선 밖에서 법을 어기지 않고 조업을 해 수산물을 잡아온 것"이라면서 "영세어업인들이 수산물을 잡는 것은 되고, 선망어선들이 수산물을 잡아오는 것은 안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수협에서 어민들의 요구가 있었다고 해도 선망어선들의 물고기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은 수협이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오 지회장은 "선망어선들 역시 우리나라 어민들인데 수협이 이런식으로 차별해선 안된다"며 "선망어선들의 어획물을 받아들이기 전까지 경매를 재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 "수협 자체에서 어민들 갈치 매입 고려 중"

경매인들이 경매를 중단시키면서 제주시 수협도 난감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

문태언 제주시수협조합장은 "지금 현재 선망어선들에 의한 작은 갈치 들이 많이 올라아고 있는데 선망어선들이 집어 능력이 좋다 보니 치어들도 잡아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그렇다고 해서 치어를 잡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도 없는 만큼 이를 안받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주어민들의 선망어선에 대한 민원이 제기된 만큼 선사들과 이를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경매사들이 이에 반발해 경매를 중단한 상황이지만 제주시 수협에서는 제주어민들을 보호해야하는 입장인 만큼 선망어선들을 받아들일 수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조합장은 "지금 수협 자체에서 제주어민들의 갈치를 매입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매중단 사태는 제주시 수협에서 어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선망어선을 받지 않도록 하고, 또 다시 같은 상황에서 경매중단 사태가 발생한다면 경매사를 모두 교체하는 내용의 결단을 내리면서 오후 2시 30분께 일단락됐다. <헤드라인제주>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어민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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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영 headlinejeju@headlineje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