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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관광객 살해 피의자 현장검증...담담한 재연

김두영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2.07.26 17:49:52     

"못하겠다" 범행 재연 과정서 눈물 흘리기도

제주에 관광을 왔다가 올레길을 걷던 40대 여성관광객 살해사건에 대한 현장검증이 이뤄졌다. 검증이 이뤄지는 동안 피의자 강모 씨(46)는 잠시 눈물을 쏟기도 했으나 비교적 담담하게 범행 장면을 재연했다.

제주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26일 오후 2시께 범행이 벌어졌던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 말미오름 인근 올레 1코스 일원에서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이번 현장검증은 피의자 강씨의 진술이 실제로 일치하는지 여부를 재연을 통해 알아보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여성관광객 살해사건 피의자 강모 씨가 현장검증을 위해 범행현장을 찾았다. <헤드라인제주>
   
피의자 강씨가 피해자 강씨를 처음 목격한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피해자 강씨(대역)가 피의자 강씨 옆을 지나가는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현장검증을 위해 범행현장을 방문한 피의자 강씨는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하얀색 반팔 티셔츠와 검은색 운동복을 착용하고 있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취재진에게 사진을 찍히는 것이 부담스러운 듯 깊게 고개를 숙였다.

첫 현장검증은 피의자 강씨가 피해자 강모 씨(41, 여)를 처음 본 올레 1코스 입구에서 이뤄졌다. 강씨는 당초 피해자를 본적이 없다고 진술했다가 최근 올레 1코스 입구에서 피해자를 본 후 뒤따라가다 피해자가 쉬는 사이 앞질러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현장에 도착한 강씨는 담당하게 당시 상황을 재연했다. 강씨는 올레 1코스 입구 운동기구 들이 놓여있는 곳에 벤치에 누워있었고, 피해자 역을 맡은 대역 경찰관이 바로 그 옆을 지나갔다. 이후 강씨는 피해자의 뒤를 따라갔다.

두번째 재연은 범행 장면이었다. 말미오름 인근에 위치한 무밭에서 강씨는 소변을 보다 피해자 강씨를 붙잡고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을 재연했다. 이후 강씨는 몸싸움 과정에서 피해자를 넘어뜨린 후 그 위에 올라타 손으로 목을 졸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모형인형을 준비 범행장면을 재연하려 했으나 이 과정에서 강씨는 "미안하다. 못하겠다. 그만하면 안되겠느냐"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한동안 눈물을 흘리는 강씨를 진정시킨 경찰은 다시 한번 범행장면을 재연했다. 그러면서 "당시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정신을 차리고보니 그녀(피해자)의 얼굴이 검게 변하고 숨이 끊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범행현장 검증을 마친 후 경찰과 강씨는 피해자의 사체가 유기됐던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 두산봉 인근 대나무 밭으로 이동, 차량을 이용한 시체유기 상황을 재연하기도 했다.

   
피의자 강씨가 범행이 벌어진 무밭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피의자 강씨를 피해 피해자(대역)가 도주하는 상황이 재연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피의자 강씨가 피해자(대역)을 넘어뜨리는 장면이 재연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동부경찰서 양수진 형사과장은 "오늘 현장검증은 지금까지 피의자가 진술한 내용에 헛점은 없는지 등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실제 현장에서 재연을 하는 형태로 이뤄졌다"면서 "현장검증과 함께 피의자의 진술 과정에서 이상한 점을 검토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현장검증 과정에서 지금까지의 진술과 다른 점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양 과장은 "아직까지는 피해자의 진술과 다른 부분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계속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 진술 번복으로 인해 우발적 범행 보다는 계획적 범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서는 "현재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사를 벌이고 있는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한편, 숨진 관광객 강씨는 제주에 도착한 지난 11일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 소재 모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루를 묵은 뒤 12일 오전 7시께 올레 1코스를 걷는다며 나간 후 소식이 끊겼다.

이후 실종 9일만인 지난 20일 제주시 구좌읍 만장굴 입구 일주도로 버스정류소에서 신발에 담겨 있는 신체 일부가 발견됐다.

경찰은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23일 새벽 긴급체포한 피의자 강씨를 상대로 집중 심문을 벌인 결과 범행일체를 자백받고 오후 4시쯤 사체를 암매장한 곳으로 지목된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 두산봉 인근 대나무 밭에서 숨진 강씨의 시신을 찾아냈다.

법원은 강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서 "피의자가 살인 및 사체유기 등의 범행을 자백하고 있고,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헤드라인제주>

   
현장검증을 하던 피해자가 "더이상 못하겠다"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범행장면이 재연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피의자 강씨가 사체유기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양수진 제주동부경찰서 형사과장.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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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영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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