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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온 4월, 우리가 기억해야 할 71년

정재성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9.03.27 11:33:00     

[기고] 정재성 / 서귀포시 도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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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재성 / 서귀포시 도시과.
겨울 지나 오지 않을 것 같던 봄이 왔다. 현장으로 출장 나가면 곳곳에 기분을 들뜨게 하는 예쁜 꽃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얼마 전 위미리에 갔을 때 보았던 동백꽃은 마냥 예쁘게 바라볼 수는 없었다. 동백꽃은 4․3영혼들이 붉은 동백꽃처럼 차가운 땅으로 소리없이 스러져갔다는 의미를 담은 제주4.3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꽃이기 때문이다.

제주4․3은 올해로 71주년을 맞는다. 하지만 아직까지 규명되지 않은 부분들이 있어 제주도민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역사이다. 4․3은 1947년 3.1기념식에서 경찰의 발포로 주민 6명이 사망한 사건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부터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 구역 해제까지 7년여에 걸쳐 지속된 한국전쟁 다음으로 인명피해가 극심했던 비극적인 사건이다.

4․3은 오랫동안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채 역사속에 묻혀있다가 1980년대 후반이후 진상규명 작업이 진행됐고 2000년대가 돼서야 정부 차원의 조사와 보상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지난 2017년 제주4.3 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가 공식적으로 확정한 희생자는 1만4223명이지만 집계되지 않은 희생자들까지 실제로는 2만5천여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당시 제주도민의 10분의 1 정도로 얼마나 많은 제주도민들이 희생됐는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올해 1월 17일 법원의 공소기각 판결로 억울하게 옥살이한 수형인들이 무죄 선고 받으며 기분좋은 소식으로 71주년을 맞이하는 제주4․3이지만 아직도 사건의 규명을 위해서는 갈길이 멀다.

4․3은 정치적인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우리나라 슬픈 역사의 한페이지로 확실한 진상규명이 하루 빨리 되길 기대해 본다.

4월이 되면 선조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화해와 상생의 의미를 되새겨 보았으면 한다. 차가운 겨울이 지나 오지 않을 것 같았던 봄이 오듯 4․3에도 그런 따스한 봄이 성큼 다가오길 소망한다. <정재성 / 서귀포시 도시과>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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