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거리로 나선 성난 유족들, "4.3특별법 즉각 개정하라"

홍창빈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9.04.02 17:25:00     

제주4.3 대규모 집회...특별법 개정촉구 '함성'
"국회, 언제까지 외면?...정부도 적극 협조하라"

20190402_161321_HDR(1).jpg
▲ 2일 열린 제주4.3특별법 개정 촉구 범도민 결의대회. ⓒ헤드라인제주
1년여 만에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의 제주4.3특별법 개정안 심사가 또다시 결론없이 마무리되자, 제71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일을 하루 앞둔 2일 4.3유족들과 시민, 대학생들이 일제히 거리로 나서 정부와 국회를 강력 성토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는 이날 오후 4시 제주시청 앞에서 '제주4.3특별법 개정 촉구 범도민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4.3유족과 대학생, 도민 등 1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이날 집회에서는 전날 국회에서 제주4.3특별법 개정안 처리가 불발된 대해 강력한 성토가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역사의 명령이다. 4.3특별법 즉각 개정하라", "70년을 기다렸다. 4.3특별법 통과시켜라", "문재인 정부는 특별법 개정에 적극 협조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4.3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김춘보 제주4.3희생자유족회 상임부회장은 송승문 유족회장을 대신한 대회사를 통해 제주4.3특별법 개정에 유족회와 제주도민들이 힘을 모아줄 것을 호소했다.

김 부회장은 "제주도민과 국민들 아시다시피 4.3은 정부가 무고한 양민을 영문도 밝히지 않고 제주도전역 피로 물들게 한 사건으로, 사건을 가슴에 안고 있다"면서 "하지만 과거를 그대로 안고 사는게 아니라, 현세대에 맞게 해결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어제 국회에서 제주4.3특별법 개정안에 대해 잠시 논의했지만, 국회의 문턱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었다"면서 "잠시 좌절을 느꼈지만, 특별법을 통과시켜 4.3영령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지구촌에 평화라는 나무를 심어 열매를 맺을 수 있노록 여러분이 도와달라"며 4.3특별법 개정에 힘을 모아 줄 것을 당부했다.

20190402_161428_HDR.jpg
▲ 2일 열린 제주4.3특별법 개정 촉구 범도민 결의대회에서 김춘보 4.3유족회 상임부회장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20190402_161845_HDR.jpg
▲ 2일 열린 제주4.3특별법 개정 촉구 범도민 결의대회에서 도내 대학 총학생회장들이 4.3특별법 개정 등에 힘을 모을 것을 약속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범도민대회에 앞서 국회의 4.3특별법 개정을 촉구하며 거리행진을 진행한 대학생들을 대표해 김남이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장과 김덕용 제주국제대학교 총학생회장, 오정헌 제주관광대학교 총학생회장, 고영민 한라대학교 총학생회장이 무대에 올라 대학생들도 4.3의 완전한 해결과 4.3특별법개정에 힘을 모을 것을 약속했다.

대표로 발언한 김남이 회장은 "저희 할머니들도 4.3의 피해를 가슴깊이 안고 살아가고 있고, 그동안 눈물만 흘리시며 피해에 대해 말하지 못하셨었다"면서 "그래서 4.3평화공원의 백비는 여전히 이름없이 누워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제는 4.3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세상"이라면서 "백비가 일어나고 이름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하고, 4.3특별법 개정에도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20190402_170218237.jpg
▲ 제주도내 4개 대학 학생들이 2일 4.3특별법 개정을 촉구하는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국회 직무유기에 분노...제주의 봄 오지 않았다"

유족들의 현장발언과 문화공연이 끝난 후,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정부와 국회를 강력 비판하며 4.3특별법 통과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지난 2000년 4.3특별법 제정을 시작으로 4·3진상조사보고서 채택, 노무현 대통령의 공식 사과, 국가기념일 지정 등 일부 성과도 있었다"며 "하지만 4.3이 발발한 지 71년이란 긴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까지 완전한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이 이뤄지지 않았고, 4.3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이어 "4.3의 당면 과제 중 핵심은 4.3특별법 개정"이라며 "그러나 4.3특별법 개정안은 국회에 장기간 계류된 채 표류하고 있고, 발의한 지 1년이 훨씬 지났지만 여태 진척이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 "민의를 대변해야 할 국회가 본연의 업무는 뒷전으로 미룬 채 직무유기를 일삼는 행태에 우리는 실망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여야 정치권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4.3특별법 개정안 처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한목소리로 약속했다"며 "그런데 지금, 그 약속은 도대체 어디로 갔단 말인가"라고 힐난했다.

또 "국회는 언제까지 싸움질만 하면서 4.3희생자와 유족들의 절절한 요구를 외면할 셈인가"라고 비판했다.

20190402_160631_HDR.jpg
▲ 2일 열린 제주4.3특별법 개정 촉구 범도민 결의대회. ⓒ헤드라인제주

참가자들은 "4.3특별법 개정안 처리는 단순히 법 하나를 뜯어 고치는 일이 아니다"며 "4.3 피해자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물론 추가 진상조사와 완전한 명예회복을 통해 잘못된 과거사를 정의롭게 청산하기 위한 출발점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오랜 세월 억눌려온 4.3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고, 왜곡된 4.3의 역사를 바로잡아 대한민국의 당당한 역사로 올곧게 세우기 위한 작업"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지난해 70주년 4.3추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이라며 "제주에 봄이 오고 있다"고 말했던 점을 상기시키며, 장기간 표류상태에 있는 현실을 개탄했다.

참가자들은 "제주에는 아직 봄이 오지 않았다. 4.3특별법 개정안이 처리되지 않는 한 제주의 봄은 요원할 뿐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한평생 한 맺힌 삶을 살아온 4.3생존자들이 처한 현실을 감안할 때 특별법 개정안 처리는 한시가 급한 일이다"고 전제, "고령의 생존희생자와 유족들에게는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다"며 "8만 4.3유족과 70만 제주도민, 그리고 4.3을 기억하는 온 국민의 마음을 모아 특별법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4.3특별법 개정법률 발의안은 모두 4건으로, 부당한 국가 공권력 행사의 피해자인 4.3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배.보상 문제를 비롯해 억울하게 옥살이를 해야 했던 4.3수형인에 대한 불법 군사재판 무효화, 4.3트라우마 치유센터 설치 등 4.3문제 해결을 뒷받침할 법적 근거를 담고 있다.

또 위성곤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서는 제주4.3의 역사적 진실에 대해 비방하거나 왜곡.날조.허위사실 유포 등의 행위에 대해 강력히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70년만에 이뤄진 제주4.3 수형인에 대해 재심에서 법원이 무죄 취지의 '공소기각' 판결을 내리면서, 4.3특별법을 조속히 개정할 필요성은 크게 제기되고 있다.

2530명 수형인 전부에 대해 명예회복을 하려면 수년의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어, 대부분 90살 이상인 수형인들이 살아생전 명예회복을 위해서는 불법 군사재판에 대해 일체 무효화하는 내용이 포함된 특별법 개정이 시급한 상황이다.

3일 엄수되는 제71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식에 참석하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등이 이러한 4.3 당면과제에 대해 어떤 약속을 내놓을지가 주목된다.<헤드라인제주>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http://www.headlinejeju.co.kr)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창빈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관련기사

1개의 의견이 있습니다.
profile photo
산폭도 2019-04-03 01:58:27    
1950년
3.20. 제주도 초대 산폭도 사령관으로 활동하다가 월북한 김달삼(金達三)이 유격대로 침투 활 동 중 강원도 정선군 삼운리에서 국군 제185부대 수색대에 발견 전투 끝에 김달삼은 목이 잘린 시체로 발견.
강원도에는 긴 지명으로 알려진 ‘김달삼 모가지 잘린 골’이라는 지명이 있다.
강원도 정선군 여량면 봉정리에 있는 지명이다.
북한은 6·25 종전 후 국기훈장을 수여하고 평양의 신미동 애국열사묘역에 묘비를 세워 추모하고 있다.
125.***.***.18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