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균 / 제주장애인인권포럼 활동가.<헤드라인제주> |
이를 기리기 위해 사회주의자 모임인 제2인터네셔널은 1889년 파리에서 5월 1일을 '세계노동절‘로 선포했다.
이듬해에 제 1회 노동절 행사가 열렸고 이후 노동절은 열악한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지위를 향상시키려는 각국 노동자들이 연대행사 등을 벌이는 날이 됐다.
이러한 유래를 갖고 있는 노동절, 즉 근로자의 날은 기본적으로 근로기준법상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자는 휴무를 하도록 되어 있다.
반면 법정공휴일이 아닌 유급휴일로 지정되어 있어 회사사정에 따라 근무를 하는 경우가 있거나 특별법에 의해 공무원은 정상근무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근로자들에게는 휴무일인 날이다.
며칠 전 4월 29일,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를 자주 이용하는 이용자인 나는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 차량운행을 쉽니다.’라는 알림문자를 받게 되었다.
‘근로자의 날’이기 때문에 휴업을 한다는 것이다.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을 위하여 휴업을 함으로서 덩달아 이용자인 교통약자들까지도 원치 않는 휴업(?)을 해야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덕분에 이동수단을 잃어버린 나를 비롯한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를 매일같이 이용하던 이용자들은 어쩔 수 없이 집에 눌러앉아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는 교통약자들을 위해서 운영이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나와 같은 중증장애인에게는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는 대중교통 수단인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던 것은 실제 이용을 하던 당사자들인 교통약자들 뿐인 것 같다.
물론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물론 근로자이기에 휴무를 해야 한다는 정당함을 내세울 수 있다. 그러나 근로자의 날이라고 해서 다른 대중교통 수단을 운행하는 근로자분들이 휴무를 하지는 않는다. 대중교통이 휴무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말이 안 되는지는 초등학생들도 알만한 상식적 수준의 일이다.
하지만 교통약자들에게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가 대중교통과 마찬가지라고는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거나 휴업을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만약 많은 이들이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다면 다들 고개를 저을만한 일이다. 입장을 바꿔 조금만 생각해 본다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누구보다 교통약자들의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다. 이곳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자신들이 일하는 곳의 목적을 모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하루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를 이용하고 있으며, 이들이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없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결국 겉으로만 교통약자들의 이동편의와 사회활동을 보장하기 위한다고 하고 있지 정작 이들의 행정은 교통약자들을 외면한 채 본인들의 편의만을 생각하고 행정을 처리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를 위한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인지, 그렇다면 누구의 입장에서 행정 처리를 해야 하는 것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헤드라인제주>
<고봉균 / 제주장애인인권포럼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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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인권 이야기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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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장애 그 자체보다도 사회적 편견의 희생자이며, 따라서 장애의 문제는 사회적 환경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의 <장애인인권 이야기>에서는 앞으로 장애인당사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새로운 시선으로 다양하게 풀어나가고자 한다. |